황형철

지그시 두 손으로 감싸면

꼭 심장을 쥔 것 같다

불은 견딘 것들은

불의 성질을 그대로 닮아서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

사람의 심장도

밥그릇 크기로

딱 그만큼 뜨거워졌다

따듯한 밥그릇을 심장으로 치환하는 상상력이 놀랍다. 사실 밥은 우리의 삶을 살게 해주는 것 아닌가. 심장이 우리 생명을 지탱해주듯이. 한데 시인의 유추는 더 나아간다. 따스한 밥과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 이의 심장을 동일화 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밥을 지어 먹이겠다는 마음 역시 밥처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것. 그 마음은 불처럼 뜨겁다. 그래서 그것은 불을 견딘 밥처럼 “불의 성질을 그대로 닯”는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