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대한민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화하려면 반드시 지역번호를 눌러야 한다. 지역번호는 각 지역을 분리, 식별하기 위한 번호다. 지역번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로 정한다. 전화 보급률이 낮고, 교환원을 통해 장거리 전화를 했던 시절에는 지역번호라는 것이 없었다. 물론 당시에도 시내전화와 시외전화는 구분됐다. 1970년대부터 전화 보급률이 늘고 국번이 생기면서 지역번호가 부여됐다. 지역번호는 각 지역마다 같은 번호를 부여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혼동을 막기 위해 매기는 번호였다. 특히 1980년 전자교환시스템(DDD)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기존 국번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시·군 단위에 지역코드를 배정했다.

그러다가 2000년 7월 세 자리수 국번+네 자리 수 번호로 통일하면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번호는 053, 031 등 세 자리 수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053 단일통화권, 경북은 054를 쓰고 시·군별로 23개 통화권역으로 나뉜다. 행정구역과 지역번호는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전화국의 할당 지역이 행정구역을 경계로 정확히 나눠지지는 않는다. 행정구역 개편 등의 이유로 바뀔 때마다 지역번호를 수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구통화권에 속하는 경산, 서울통화권의 광명과 과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도시권이 팽창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해 7월 대구시에 편입된 군위군의 지역번호가 ‘054’로 유지된다. 이는 대구시의 국번 일부와 군위군이 사용하는 일부 번호가 겹쳐 지역번호를 변경할 때 발생하는 경비와 혼란 등 사회적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위군은 대구시와의 통합으로 경북과는 이별했지만 지역번호만 경북과의 인연고리로 남게 됐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