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기

별이 보이지 않는 도시에 거주한다

공처럼 튀어 오르기도 하고

공을 벗은 바람이 되기도 한다.

바람은 불과 놀며

술이 되고 황금도 되나니

우주는 정보가 갈 수 있는 한계라는 말은

철없는 말

별이 보이지 않는 곳에 거주하는 것이

문제이다.

높은 천장을 갖고 싶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인에 따르면, ‘시인’이란 존재는 변신의 귀재다. ‘시인’은 튀어 오르는 공이 되다가도, “공을 벗”고 공 속 바람이 되어 “불과 놀”면서, “숲이 되고 황금도” 된다. 하지만 ‘시인’은 “별이 보이지 않는 도시에 거주”한다. 별을 볼 수 없는 곳에서는 ‘시인’의 능력 역시 드러나지 않는다. 우주와 시인 사이엔 천장이 가로막고 있다. “높은 천장을 갖고 싶다는” 희구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의 우주를 보고 싶기 때문이리라.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