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어느날 수녀와 정치인이 강물에 빠졌다. 119 구조대가 달려와 얼른 정치인부터 구조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한 구경꾼이 물었다. “어째서 정치인부터 먼저 구하게 된거죠?” 119 구조대원이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도 모르세요. 정치인은 놔두면 강물이 더러워지잖아요”.

인터넷 상에 떠도는 정치인 관련 유머의 한 토막이지만 우리나라 정치인의 신뢰는 한마디로 바닥이다. 최근 한국교육연구원이 전국 초중고생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각 직업군 중 정치인이 꼴찌를 했다.

이 조사에서 정치인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23.4%에 그쳐 가짜뉴스로 논란을 빚는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보다 신뢰가 낮았다.

또 우리나라 정치가 국민의견을 반영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긍정적 답변이 겨우 13.5%다. 일반적으로 국민의 정치 신뢰가 낮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조차도 신뢰를 않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정치 선진국인 미국도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치인에 대한 직업 신뢰가 최하위로 나타났다고 하니 정치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민적 신뢰를 얻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 정도쯤 되면 정치인 스스로가 대오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SNS상에 떠도는 정치인에 대한 각종 풍자물에서 정치인을 존경한다는 내용은 거의 없다. 정치인을 부패하거나 무능한 직업군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신뢰 조사와 상관없이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을 살펴봤더니 교사였다. 정치인과 대조되는 직업군이어서 눈길이 더 갔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