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달빛철도가 지나갈 영·호남 14개 지방자치단체장이 ‘달빛철도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국회의장과 261명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특별법은 지난해 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상정도 못 하고 해를 넘겼다. 특별법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 등이 담겼다.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일부 주장과 기획재정부의 ‘예타제도 무력화’ 논리에 밀렸다. 동서화합의 상징이자 지방소멸 위기 극복,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토균형발전, 국가경쟁력 향상 등 건설 필요성과 당위성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달빛철도 특별법은 근시안적인 경제논리와 수도권 일극주의의 족쇄를 끊고 영호남 3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는 입법이었다.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발의했다. 헌정 사상 최다였다. 하지만, 이름뿐이었다. 최종 문턱에서 좌절됐다. 영·호남 국회의원 공동 책임이다. 필요성을 인정했다면 소신을 다해 통과시켜야 했다. 정쟁을 벌일 때면 죽기 살기로 덤비던 의원들이다. 정치생명이라도 걸어야 했다. 하지만, 무기력했고 무능했다. 정치력의 한계였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TK(대구·경북)를 비롯한 영남권이 물갈이 표적이 됐다. 지역 의원들은 전전긍긍이다. 초·재선들의 대거 탈락이 예고됐다.

지역 의원들에 대한 의정 활동 평가는 부정이 주류다. 전문성을 살리지 못했다. 공천에만 목을 맸다. 주목받는 대야(對野) 활동도 없다.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막는 행동대가 됐다. 김기현 전 대표의 방패막이가 됐다. 당 지도부의 눈치만 살핀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죽했으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황교안에 붙었다가 김기현에 붙었다가, 이젠 한동훈에 붙어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군상들”이라고 통렬하게 비난했겠나.

초·재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 누구도 의정 활동을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 50% 이상 물갈이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도 물갈이 여론이 50%를 넘는 판국이다.

홍 시장은 “재산형성 경위도 소명 못하는 사람, 그냥 무늬만 국회의원인 무능한 사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존재감 제로인 사람, 비리에 연루되어 4년 내내 구설수에 찌든 사람, 이리저리 줄 찾아다니며 4년 보낸 사람, 지역행사에만 다니면서 지방의원 흉내나 내는 사람 등 이런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지역 의원들을 꼬집으며 ‘놈놈놈’ 식으로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그의 언급이 정답일 수는 없다. 하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밥값을 하지 못하는 의원들은 이참에 모두 퇴출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존재감 없는 선량은 필요 없다. 적어도 지역과 나라를 위해 몸을 불사를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

용산의 불통, 검사 일색의 인사와 가족의 처신을 질타할 수 있는 의원도 나와야 한다. 그런 국회의원을 보고 싶다. 달빛철도 특별법의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엔 제 몫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