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있어서는 안될 일… 진상 조사·치료 최선”
대구 방문 한동훈 위원장 신변보호 강화·일정 최소화
민주당 대구시당 오늘 예정된 신년인사회 전면 취소
“李대표를 죽이려 범행했다” 부산 현장 체포된 60대 진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연초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을 방문 중 흉기 피습이란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나면서 100일도 안남은 총선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관련기사 3면>

당장 유력정치인에 대한 경호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으며 피습 여파로 더불어 민주당 대구시당은 3일 예정된 신년인사회를 전면 취소했다.

여야 정치권도 당분간 정치적 행보를 최소화하는 등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가덕동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지지자처럼 행동하며 접근한 신원불명의 남자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하고 현장에 쓰러졌다.

이 대표는 지혈을 하는 등 응급조치가 이뤄진 후 의식이 있는 상태로 구급차를 타고 부산대 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았다.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쯤 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에 도착, 후속 치료에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은 충남 거주 57년생 김모씨 인 것으로 신원이 확인됐으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작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걸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죽이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배후 유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이 알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이 대표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정치권도 즉각 흉기 피습 사건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 대표님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괴한에 의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대표 피습은)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을 앞두고 진영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런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년 첫날부터 이 대표가 흉기에 찔려 부상을 당하는 증오의 정치시대를 열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대표가 피습당한 사례를 연상시킨다”며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2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가 어서 쾌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흉기 피습소식에 이날 대구를 방문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신변보호가 즉각 강화됐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지역을 방문하는 한 위원장의 신변을 위해 240명 규모의 경찰 인력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인력은 신변보호 7개팀(70명), 형사 3개팀(10명), 기동대 2개 중대(120명) 등으로 구성됐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피습사건 여파로 지역언론사 신년교례회 참석을 취소하는 등 일정을 최소화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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