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 ‘민생’에 초점을 맞춘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한 이후 일관되게 이권 카르텔, 정부 보조금 부정사용, 특정 산업의 독과점 폐해 등 부정·불법을 혁파해 왔다”고 전제하면서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운동권 특권층’ 심판론에 윤 대통령이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에대해 “불통 리더십만 재확인한 신년사였다”고 비판했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돼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들만 보인다”는 말을 인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변함없는 독선과 오만, 무성찰과 무책임을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동안 정치권에 진출한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운동권’의 특권의식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당의 경우, 86세대를 포함한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대학·시민단체시절의 민주운동 경력을 앞세워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정치권에 진입했다. 현재 민주당 현역 중 62%인 104명이 86세대이고, 이중 24명은 3선이상으로 10년 이상 국회의원을 지냈다.

86세대의 극단적인 진영정치와 불탈법 행위는 국민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운동권 특혜법’으로 불리는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단독처리했고,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돈봉투 살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윤미향 전 민주당 의원은 위안부 재단 후원금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정치권 카르텔’ 타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은, 아마 이 세력을 척결하지 않고는 당면한 3대 구조개혁(노동·교육·연금)을 단행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유권자들도 이번 총선과정에서 86운동권의 특권의식이 사회에 어떤 병리현상을 가져왔는지를 생각해보고 투표를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