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시민 염원 실현 ‘부푼꿈’

KTX-이음 구미역 정차 및 경부선 고속화 개량‘ 지역현안 청취를 위해 지난 11월 29일 구미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김장호 구미시장, 구자근·김영식 의원 등과 구미역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KTX 구미역 정차는 구미시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오랜 염원인 만큼 지역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KTX 구미역 정차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10여 년간 공약사항으로만 머물던 KTX 구미역 정차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월 중부내륙철도 문경∼김천 단선전철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중부내륙철도와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경∼김천 단선전철사업에 김천∼동대구 구간이 포함되면서 그 구간에 위치한 구미역에 정차가 가능하게 됐다. 구미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KTX-이음(속도 250㎞/h) 구미역 정차를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부내륙선 문경∼김천 건설 예비타당성 보고서
수서에서 동대구까지 KTX-이음 편도 7회 계획

“구미시, 반도체 특화단지·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여객·물류 중심지役…그에 걸맞는 교통망 갖춰야”

동서횡단철도 단절구간 구미역 추가 방안도 추진
신공항·환동해권 철도·수서발 중부내륙선 연계

□ KTX 구미역 정차

처음부터 KTX 열차가 구미역에 정차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KTX 경부선 노선이 개통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KTX 열차가 구미역에 정차를 했었다. 다만, KTX 전용 선로가 아닌 국철 노선을 이용하다보니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10년 말 김천혁신도시에 신설된 김천구미역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서 구미역 KTX 정차도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김천구미역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낀 구미시민들이 KTX 구미역 정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천구미역에서 구미산단까지 거리는 약 30㎞로, 자동차로 이동하는데 30∼40여 분이나 소요됐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이러한 목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KTX 구미역 정차가 해결되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면서 이 문제는 선거철만 되면 매번 나오는 단골 공약사항이 됐었다.

 

동서횡단철도 구미시 단절구간.
동서횡단철도 구미시 단절구간.

□ KTX 구미역 정차 해결방안

구미 정치권과 경제계는 KTX 구미역 정차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었다. 성과를 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KTX 경부선이 김천에서 바로 칠곡으로 이어지면서 구미를 통과하는 지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구미를 관통하는 구간이 있어야 간이역이라도 세울 수 있을 것이지만, 구미지역을 통과하는 KTX 선로가 없다보니 김천∼구미 구간의 국철을 KTX 전용 선로로 교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곡선 구간을 KTX 전용 선로를 교체하는 비용이 너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다 장세용 전 구미시장 임기 말에 구미산단역 시설 방안이 추진됐다. 이 방안은 KTX 경부선 노선 중 김천구미역과 서대구역 사이에 구미산단역을 신설하는 것으로, 구미산단이 가까운 칠곡군 약목면 일대에 KTX 역사를 신설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지역 정치권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름은 구미산단역이지만, 행정구역상 칠곡군에 역사가 신설되는 방안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지자체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역사를 신설할 경우 모든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는 조건으로 인해 KTX 구미산단역 건립에 소요되는 2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모두 구미시가 모두 부담해야했다. 당시 구미시의 부채는 2천억원 규모였기에 예산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KTX 구미산단역 신설 방안은 동력을 잃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X 구미정차가 구미경제 활성화의 1순위로 꼽았던 구미경제계는 자체적으로 김천구미역 이용에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기도 했다. 구미상공회의소가 2023년 2월부터 회원사 임직원 및 바이어들에게 KTX김천구미역에서 회사 문 앞까지 의전 차량(제네시스 G90 리무진)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구미와 수도권의 기업인들이 구미산단을 오가기 위해선 KTX김천구미역에서 다시 차량으로 30∼45분을 이동해야 해 시간·경제적으로 겪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구미상의는 제네시스 G90 리무진 차량과 기사를 함께 투입해 KTX김천구미역에서 회사 문 앞까지 ‘도어 투 도어’서비스를 회원사에 연간 최대 12회 제공하고 있다.

 

중부내륙선 문경~김천노선.
중부내륙선 문경~김천노선.

□ 수서발 KTX-이음 구미역 정차

구미시와 지역정치권은 2030년 구미역에 수서발 KTX-이음(속도 250㎞/h) 열차가 정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2월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기획재정부로 제출한 중부내륙선 문경∼김천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수서에서 동대구까지 KTX-이음이 편도 7회(왕복 14회)로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수서역에서 김천역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되며, 구미역 정차 시 구미역에서 수서역까지는 1시간5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방안은 2023년 3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이 시작됐다. 예타보고서에는 구미역 정차가 명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구미시와 정치권이 수서발 KTX-이음 열차가 구미역에 정차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타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중부내륙선 문경∼김천 건설사업 중 사업계획의 변경에 따라 동대구역 노선에서 김천역보다 2배 이상의 이용실적을 보이는 구미역을 제외한다면, 정차계획의 적절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무부처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업노선 주변의 장래 계발계획이 대부분 구미에서 발생하고 있어 구미역을 제외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명시했다. 실제, KTDB(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에 미 반영된 사업 중 개발계획 기준에 부합되는 계획이 이번 예타보고서에 반영됐는데, 반영된 12개의 도시개발사업 및 주택재개발사업 중 9개가 사업이 구미지역 사업들이다. 결국, 사업타당성과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라도 구미역에 정차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미역 정차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들도 있다. 구불구불한 김천∼구미 구간의 기존 노선을 직선화하는 선형 개량작업과 열차 길이가 비교적 긴 KTX-이음에 맞는 구미역 열차 플랫폼 개선사업이다. 구미시와 구미정치권은 문경∼김천∼동대구 구간이 완료되는 2030년 이전에 선형 개량과 구미역 리모델링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세부적인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와 지역정치권의 노력으로 지난 11월 29일 구미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구미역 현장에서 ‘KTX-이음 구미역 정차 및 경부선 고속화 개량’과 ‘구미역 플랫폼 환경개선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청취한 뒤 구미역 플랫폼을 직접 돌아보기도 했다. 당시 원 장관은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에 선정됐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여객과 물류의 큰 부분에서 역할을 해야할 중심지역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교통망을 갖춰야한다”며 “KTX구미역 정차는 이미 국가 계획에 반영이 되어 있으며, 2030년에 정상적인 속도로 KTX가 구미에 정차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국토부의 목표이고 그 목표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차질없이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선 동구미역 신설.
대구경북선 동구미역 신설.

□ 동서횡단철도 연계 방안

구미시는 수서발 KTX-이음 구미역 정차가 현실화됨에 따라 동서횡단철도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서횡단철도 사업은 동서통합 및 영호남간 교류, 지역균형발전, 철도 네트워크 효율화 등을 위해 새만금∼익산∼전주∼김천∼의성∼영덕을 잇는 사업으로, 현재 ‘새만금∼대야’, ‘전주∼김천’, ‘의성∼영덕’등 단구간 형태로 제안돼 진행되고 있다. 구미시는 단절 구간인 김천∼의성 구간에 구미역을 추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서횡단철도 사업이 KTX-이음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고, 제1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립 이후, 경제성과 타당성 미확보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동서횡단철도 ‘김천∼의성’구간에 구미역이 추가된다면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동서횡단철도가 ‘김천∼구미∼의성(신공항)∼영덕’구간으로 구성이 되면, 구미는 신공항 연결성과 더불어 환동해권 철도, 수서발 중부내륙선 연계로 사통팔달의 전국 철도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구미시는 ‘김천∼의성’구간에 구미를 포함시켜 내년 상반기 제5차 국가철도망 사업에 반영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KTX 구미역 정차를 위해 쏟은 노력들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구미역 고속철로 선형 개량을 통해 접근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도록 국토부, 경북도와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동서횡단철도에 구미를 포함시켜 구미가 사통팔달의 전국 철도망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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