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급부상에 국민의힘 주류·비주류 힘겨루기
친윤 주류 “대중적 인기 높고 중도·부동층 견인할 적임자”
비주류 “정치경험 거의 없고 선거 실무·당무 등 이해 부족”
윤재옥 원내대표 “다양한 의견 대립, 충분한 논의 거칠 것”

김기현 전 대표 사퇴 이후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가 급부상하면서 주류와 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여권 핵심부와 주류 측에서는 “어수선한 당 상황을 정리하고,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비대위 특성상 파격적인 인사를 조기 투입해야 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류 측 한 인사는 “당원·지지층으로부터 인기를 누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당에서 멀어진 중도·부동층 민심까지 견인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판을 흔들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비주류 측에서는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며 반대하고 있다. 선거 실무 및 당무 등에 이해가 부족하고, 공천 과정이나 선대위 운영 등 총선 직전 급박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꿀 수 없고, 대통령 최측근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논란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비대위를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은 지난 15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동훈 비대위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에 격론이 벌어졌던 것이다. 실제 주류 측에서는 “한 장관을 삼고초려로 모셔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이끌 분이 한 장관”이라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비주류 측에서는 “우리가 국민의힘이냐 용산의힘이냐”라며 맞섰다. 양측의 대립은 총선 공천 국면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각자의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한동훈 비대위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자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가진 윤재옥(대구 달서을) 당대표 권한대행은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8일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국 당협위원장들의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참석대상은 당 소속 의원과 전국 시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이다.

이와 관련, 윤 권한대행은 “시간을 많이 끌 생각은 없지만, 충분한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한 장관 추대론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는 분도 있고, 걱정하는 분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모두 녹여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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