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방공포대가 주둔해 있던 포항 호미곶면 고금산과 봉화산 일대에 아직도 300발이 넘는 지뢰가 매설된 채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6·25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났는데도 지뢰밭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고, 또 이로 인한 주민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호돼야 할지도 걱정스럽다.

포항에서는 군 당국이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지뢰제거 작업에 나선 바 있고 이후 2014년과 2018년 등 수차례 더 지뢰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완전한 제거는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21년 국방부가 제출한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및 제거 현황에 따르면 포항 호미곶면 일대에는 과거 군부대 주둔으로 설치된 지뢰가 아직 343발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 2021년 10월까지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추가로 제거작업이 진행된 적은 없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폭우나 산사태 등으로 지뢰가 유실될 가능성이 많고 유실된 지뢰가 통제가 되지 않는 민간 사유지로 밀려올 경우 폭발사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강원도 철원에서는 수해복구 작업을 하던 굴삭기 기사가 폭발사고로 숨진 사고가 있었다. 국방부의 지뢰 및 폭발물 피해자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2021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의 지뢰 피해자는 1천171명에 이른다. 불발탄 피해자까지 포함하면 6천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또 사고도 종전 후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돼 완전한 지뢰제거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한 또다른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고는 미연에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방부는 전국에 걸쳐 산재한 지뢰지대를 더이상 방치말고 조속 제거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뢰로 인한 주민의 불안감 해소뿐 아니라 사고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 지뢰매설지에 대한 안전안내문 설치 등 안전관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호미곶면 일대에 지뢰가 매설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