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또 지진, 주민 불안..."2016년보다 진도 작지만 강한 느낌"
한반도 역대 최대 5.8 지진 났던 내남면 진앙서 21.8㎞ 거리서 발생

주민 “옛 노이로제에 바깥으로 먼저 나갔다”…“여진 있나 싶어 TV·문자 주시"
인적· 물적 피해는 없어...한수원 월성원전 비상연락 직원들 발전소 복귀 조치

30일 오전 5시부터 포항 경주 일대 가정에는 서울 등 타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녀 등 친인척과 지인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경주에 지진이 일어났다는데 별 문제가 없느냐’는 확인 전화였다. 주민들도 기상청으로부터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후부터 모두 불안감 속에 잠을 설쳤다. 

지난 2016년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에서 30일 새벽 시간대 또다시 지진이 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이 재현되고 있다. 특히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포항시민들은 더욱 놀라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오전 4시 55분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지점은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복지회관 일대(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다. 바로 인근에는 월성원전이 가동되고 있고, 2016년 9월 12일 규모 5.8의 경주 최대 규모 지진이 일어났던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 부근으로부터도 직선거리로 21.8㎞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지진이 일어난 문무대왕면 주민들은 잠자던 중 집과 건물이 흔들려 놀라 일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그 시각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승용차를 몰고 가던 모 회사 대표 이 모(65)씨는 "갑자기 차가 한쪽으로 기울어 고장 난 줄 알고 곧바로 차를 세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30일 오전 4시 55분께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화면 속 모습은 경주시 감포읍 나정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돌남씨가 지진 발생 당시 지진을 감지하고 순간 가만히 있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모습. /연합뉴스
30일 오전 4시 55분께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화면 속 모습은 경주시 감포읍 나정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돌남씨가 지진 발생 당시 지진을 감지하고 순간 가만히 있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모습. /연합뉴스

편의점주 이돌남(60대·경주시 감포읍 나정리) 씨는 “가게 문을 열고 정리하는데 엄청 심하게 ‘빵’ 소리가 크게 났다”라며 “건물이 흔들려서 3층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가 다 뛰어 내려왔다”고 했다. 

지진 발생 문자를 받은 후 이날 문무대왕면 주민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월성원전 안전 여부였다. 바로 옆에 월성원자력이 가동 중에 있기 때문이었다.

월성원전본부도 비상 연락망을 즉시 가동해 전 직원을 발전소로 복귀시켜 피해나 이상 여부를 확인했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월성원전 측은 곧바로 안전하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월성원전 측은 월성 1·2·3 발전소에서 지진계측 값이 최대 0.0421(월성 1호기 기준)로 계측됐으나, 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경주시도 지진 발생 후 시장을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여는 한편 인적 피해나 물적 피해를 받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또 이날 문무대왕면내에 소재한 감은사지 3층 석탑 등 문화재와 산업시설 전반에 걸쳐 점검에 나섰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에서는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 총 54건이 들어왔고, 대구에서도 13건의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3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아직 대구 경북에서 인적 물적 피해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 황성호 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