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주도, 가시적 성과… 종전 비해 80% 감소
자치회, 자체 제도·규칙 만들어
SNS 운영 전교생이 제안·소통
친구 사랑 프로그램·자치 순찰
1인1스포츠 활동 시스템 등 탄생
자긍심·성취감 고취 ‘긍정 효과’

포항 유강중학교가 2023 포항학교스포츠클럽대회(배드민턴)에서 남중부 우승, 여중부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유강중 제공

유강중학교가 학교폭력 제로화에 도전하고 있다.

학생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움직이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현실화 되고 있다.

이같은 도전은, 법무부 포항법사랑위원회(범죄예방위원회) 청소년 제1분과(위원장 최종석·이하 1분과)가 2022년 유강중을 ‘청소년 범죄 없는 캠페인’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유강중이 법질서 시범학교 지정 후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학생자치회를 통한 폭력근절이었다.

‘교사와 학부모 보다는 학생이 중심이 돼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회의 결과를 존중했다. 내부 논의를 거친 학교학생회는 자체 제도와 규칙 등을 만든데 이어 학생들이 원하는 안건을 발의하는 통로도 만들었다. 학교 역시 학생자치회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등 지원을 체계화 해 가며 응답, 상호 소통과 신뢰를 쌓았다.

학생자치회가 그간 학생들의 제안을 받아 내놓은 대안은 여러 가지다. 그 과정에서 자치회가 운영하는 SNS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공간을 통해 전교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는 한편 결과도 지켜보면서 자긍심을 키웠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학교협동조합(교내매점)과 친구사랑프로그램, 학생자치순찰, 시가 있는 수요일, 유강타임즈, 1인 1스포츠 활동 등도 모두 이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만들어졌다.

특히 지난 2023년 학생들이 제시한 교내 매점 설립에 대한 의견을 학교측이 경북도교육청 협동조합 지원 사업에 그대로 응모, 선정되기도 했다.

학생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내매점에는 교사, 학부모까지 조합원으로 참여해 후원하고 있다. 매일 점심시간때 마다 학생들이 물품을 선정하고, 판매, 정산까지 직접 한다. 셈이 정확하고 투명하다보니 학생들의 신뢰도 높다.

이 학교는 시범학교 이후 학생 중심으로 안전사고 등의 방지에 나서다보니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종전의 1/5 이상으로 감소했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놀라워 할 정도다. 이미 다른 여러 학교들도 벤치마킹 해 갔다.

유강중 학생자치회의 ‘폭력 없는 환경 만들기’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친구사랑 동아리’도 그중 하나다.

또래 상담자 학생들과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함께하는 텃밭 가꾸기 유강파머스, 키링 만들기 프로그램 등은 학생 상호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줬고, 자칫 빗나감을 옆에서 막아주는 역할을 해 내고 있다.

자치회 제안으로 전교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체육활동 종목 가운데 선택한 ‘1인 1스포츠’ 활동 시스템도 갖췄다. 2023년에는 전교생 460명이 교내리그에 참가한 것을 비롯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남자 플라잉디스크) 18명 참가, 포항시 챔피언스(여자 배드민턴) 10명 참가,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180명 참가 등을 통해 여러 입상성적을 냈다.

학생들의 성취감 고취도 당연한 결과였다. 학교 교사들도 폭력 근절 제로화를 위해 음으로 양으로 적극 나서고 있다. 신영섭 학생부장과 김성관 스포츠 전문 강사는 자치회가 체육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도했고 다른 교사들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 물밑에서 도와주고 있다.

한편 법무부 포항법사랑위원회 청소년1분과는 유강중학교의 시범학교 지정이 예상외 성과를 거두자 2023년에는 창포중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 학생들을 올해 대구지검포항지청으로 견학시키고 검사와의 대화를 주선하는 등 활동 영역을 포항의 다른 학교로 점차 넓혀 가고 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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