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업부, 포항제철소와 ‘교육 협력’ 첫걸음

24일 Park1538 포스코역사박물관에서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포스코 제공

비행기 7시간, 기차 3시간. 총 10시간여의 머나먼 여정이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은 그렇게 철의 땅에 발을 들였다. 가을이 없는 나라의 계절을 지낸 이들은 처음보는 한국의 단풍에 쌓였던 피로를 단번에 잊었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짧았던 인도네시아 취재 기간에 만났던 크리카타루 포스코 직원인 나디라(Nadhira), 데시(Desi)이다. 두 달 만이었다. 멀리 와줘서 고맙고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또 감사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 청장(차관급) 일행 11명은 철강산업 이해와 철강과정신설을 위한 포스코 기술교육 인프라 견학을 위해 지난달 23~27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포항에는 24일 포항제철소와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25일 체인지업그라운드와 인재창조원 포항기술교육센터를 방문했다.

 

산업인력개발청 일행, 제철소·포철공고 등 찾아

내년 개설 예정인 기술대학·특성화고 전문과정

전공직무 능력 향상·융복합 교육 등 ‘벤치마킹’

25일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들이 인재창조원 포항기술교육센터를 방문했다.
25일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들이 인재창조원 포항기술교육센터를 방문했다.

◇ 인도네시아, 포항을 찾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설립한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산업부 PIDI 센터에서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 산업인력개발청과 철강산업 인력 육성을 위한 협약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인도네시아 산업부와 크라카타우포스코는 내년 7월까지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에 철강산업 전문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인력과 예산, 교육 인프라를 제공하고,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철강산업 전문과정 강사 교육 및 학생 현장실습을 지원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의 기술대학교와 특성화 고등학교에 포스코 기업 문화·한국어 과정 등이 포함된 철강산업전문과정을 신설, 3년간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후 우수 졸업생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에 우선 채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우수한 철강산업 인력을 육성해 한국의 포스코 뿐만 아니라 글로벌 포스코 그룹에서 근무하는 비전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김광무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고, 경험과 기술력을 겸비한 해외 숙련 인력이 한국에 들어와 산업계 기술 인력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9일에는 크라카타우포스코와 인니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 및 특성화고는 ‘철강산업기술과정’ 개설 협력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같은 지향점을 갖고 양측간 MOU를 체결한 것이며, 한국의 철강산업과 포스코 제철소 및 기술교육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포항에 방문하게 됐다.

 

24일 포철공고 교사들과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들이 학교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4일 포철공고 교사들과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들이 학교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기술 교육의 메카,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마스로칸 산업인력개발청장을 비롯해 다디 총괄국장, 반뜬 기술대학 수파르디 교장, 족카르타 특성화고 에닝 교장, 에미 센터장 등 기술 교육 관계자들은 특히 포철공고 교육 과정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성열 포철공고 교장은 “본교는 1970년 개교해 기계, 금속, 전기, 전자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올해 2월까지 졸업생 1만5천여 명을 배출했고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는 약 2천명의 졸업생이 재직 중”이라고 포철공고를 소개했다.

이어 “마이스터고 지정이후 7년간 평균 취업률 94%, 1인당 평균 국가 기술 자격증 9.3개를 취득하고 있다”며 “인문학적 소양교육, 예체능교육에도 힘써 인성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남을 통해 상호 직업 교육을 이해하고, 인도네시아 철강법인 현장 인력 육성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 이후에도 학생과 교사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 직업 교육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등의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금속 산업 분야에서의 직업 교육 관리와 교육과정 개발, 교육 시설과 기술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학습과 경험 교류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은 크라카타우포스코와 함께 2024년 족자카르타 특성화고에 철강산업기술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라며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는 미래 산업의 리더로 성장할 젊은이들을 위한 품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뛰어난 명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포철공고가 고품질 직업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직접 보고 배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4일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과 이성열 포철공고 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4일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과 이성열 포철공고 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또한 BPSDMI와 포철공고 간의 강화된 협력의 첫 걸음이 될 것을 희망했다. 그는 “새로운 지식, 경험의 향상, 직업 교육의 최고 사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며, 이러한 통찰을 향후 우리 나라의 산업 인력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포철공고와 미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전공직무 능력향상, 융복합·글로벌·인성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들은 실습실, 방과후 활동실 등 학교 전체를 둘러본 뒤, 많은 것을 배워간다고 입을 모았다.

에닝 족자카르타 특성화고 교장(Mrs. Ening)은 “포항제철공고를 방문해 학교 교육과정 및 실습실 현장을 모두 둘러 보았다. 학교가 매우 깨끗하고,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좋았다”며 “기술 교육 뿐만 아니라 음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균형잡힌 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음을 확인했기에 족자카르타 특성화고에도 꼭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짠드라 산업부 직원(Mr. Chandra)은 “교장 및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친절하게 맞이하고 설명해 줘서 감사하다”며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 특성화고와 포항제철공고가 앞으로도 계속 교류할 수 있길 희망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특성화고에서 함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

“포철공고만의 특별활동 통한 균형 갖춘 인재 양성, 교육과정 모델 삼을 것”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

우수인력·창의성 ‘산업발전 견인’ 공감대

기술대학·특성화고 운영 전폭 지원 인식

포스코 사업 정책 지원도 아끼지 않을 터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은 다디 산업인력개발청 총괄국장과 실무진, 철강산업기술과정 신설 예정인 학교의 교사들과 함께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와 포스코의 기술교육 인프라 현장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포스코와 포철공고 등을 방문했다.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57·사진)과 이날 포철공고 창의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포스코 방문 소감은.

△오전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 Park 1538 역사관을 모두 방문했다. 철강산업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기반 산업이며, ‘산업의 쌀’ 이라는 점을 확실히 이해했다. 특히, 포스코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 이라는 슬로건에 감명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위해선 ‘풍부한 자원’ 이 아닌 ‘우수한 인력과 창의성’ 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향후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것이다.

-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방문 소감은.

△학교가 매우 깨끗하고 모든 것이 정비가 잘 되어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교육과정 및 교육실습 자재 등이 매우 잘 갖춰져 있고, 특히 학생들의 기술교육 뿐만 아니라 밴드, 운동 등 특별활동 교육을 통해 균형갖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가 배울 점 이라고 생각한다.

- 인도네시아 산업부 지원 사항은.

△철강산업기술과정이 신설되는 ‘반뜬 기술대학’ 과 ‘족자카르타 특성화고’는 모두 산업부 산하(산업부가 직접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산업부 직할 학교) 학교들이다. 철강산업기술과정에 세부 교육과정 개발, 필요한 교수진 채용, 학생 모집 및 강의 진행이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 및 특성화고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두 학교의 운영 예산은 모두 산업부 예산과 인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 포스코와 앞으로의 관계는.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를 설립해 우수한 품질의 철강제품을 생산해 인도네시아 산업을 강건하게 함과 동시에, 현재 배터리소재 사업, 팜농장 사업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 인도네시아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포스코의 이러한 인도네시아 진출에 매우 감사하며 인도네시아 사업에 인도네시아 산업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철강인력양성도 이제 시작하는 만큼 포스코와 협력하여 우수한 철강산업인력 육성을 위해 지속 협력할 것이다.

- 포항시와의 교류는.

△포스코의 시작이자 기반이 포항시라고 알고 있다. 특히 철강 및 금속산업 뿐만아니라 배터리소재 산업이 포항시에 많다고 들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포항시와의 많은 교류가 있길 기대하며, 인도네시아 산업부도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지원토록 하겠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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