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인터뷰 청소년부 금상 수상자 권도훈 군

청소년부 금상 수상자 권도훈 군
청소년부 금상 수상자 권도훈 군

“사람들은 고철이 가진 끝없는 가능성을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의미의 부산물들일지라도 유의미로 변모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글에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한편의 글로 고철과 같이 산화가 되어 부스러져가는 이들에겐 환원이라는 삶의 희망을, 또 이들의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들에겐 새로운 시각들을 주기 위해 저만의 생각을 글로써 묘사했습니다.”

지난 20일 발표된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주관의 ‘제7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서 신설된 청소년부에서 권도훈(포항제철공업고 1년·자동화기계과) 학생은 1등인 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자가 된 권도훈의 작품 ‘고철’은 기성작가들 못지않은 풍부한 감상을 자아내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나에게 철이란 인간을 빗대는 일종의 거울

변화와 발전이 없다면 생기는 녹과 나태함

또 서로의 열정과 의지가 뒷받침해준다면

추구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또 다른 나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수상작인 ‘고철’ 작품 구상에 도움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아무런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 이들이 언제나 그 모양일 거라며 비판하는 모습은 어릴 적부터 신물이 나도록 보고 들어왔다. 그러나 아주 우연히 겪게 된 고물상과의 모험으로 인해 무의미함의 상징인 고철 역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되었다. 그들 역시, 마치 고철처럼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를 그려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편의 글로 표현하고 싶었던 제 작은 마음이 계기였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 ‘고철’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뭘까 궁금했다.

△‘고철’은 무의미한 존재들과 그들의 변모할 가능성은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망의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픈 나의 심정을 경험 이야기로 알리고 싶었다.

-‘고철’ 창작은 어떤 과정과 순간의 반복이었을까.

△깊이 있는 글을 쓴 경험이 전무해서인지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오랜 과거로부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이 유독 고되었다. 마치 자욱한 안개 속 기억과의 술래잡기로 비유하고 싶다. 그러나 과거의 음영들을 붙잡을 때마다 흘러 들어오는 기억들과 새로운 깨달음들은 제 자아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또 고철에 대한 고찰을 글에 녹여내는 과정에 미처 느끼지 못한 은은한 즐거움이 서려 있었다고 생각한다.

-권도훈 학생에게 철이란 어떤 소재인가.

△저에게 철이란 인간을 빗대는 일종의 거울이다.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생기는 철들의 붉은 녹과 인간들의 나태함이, 또 서로의 열정과 의지가 뒷받침해준다면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점까지 또 다른 나를 보는 듯했다.

-권도훈 학생이 생각하는 좋은 수필이란 무엇인가.

△한눈에 사람들을 사로잡는 글의 분위기, 시작부터 마음속 깊이 주는 작가만의 뛰어난 울림과 개성을 가진 작품들이 좋은 수필이라고 느낀다. 울림은 작품을 좀 더 몰입하여 보게끔 하며, 같은 수필이어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그 다채로움이 제겐 즐거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문학 작품의 장점은 자신만의 모든 것들을 녹여낼 수 있음에 근거한다고 생각한다. 상상하고 경험한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문학 작품은 자기만의 깊이 있는 고찰과 자신만의 감정선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고 싶다. 요즈음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서 저의 시간이 남들과 달리 가속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렇게 하나뿐인 나의 청춘과 젊음이 빠르게 흘러가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볼 순 없기에 한정적인 이 시간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을 따름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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