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사퇴 권고 압박
“사표 내면 곧바로 공모 절차 돌입
12월부터 후임 업무, 공백 없어야”
자타천 인사 출마선언 빨라질 듯

대구시 산하 기관장들의 내년 총선 출마 선언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6일 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산하 기관장은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오는 11월 초에 일괄사표를 제출하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 시장은 이들이 사표를 내면 “곧바로 공모 절차에 들어가 12월 1일부터는 후임자가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일부 인사들의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셈이 됐다.

과거 산하 기관장들은 총선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법정 사퇴시한을 앞두고 출마 선언에 나서는 공식을 따랐지만, 홍 시장의 이번 언급으로 인해 산하 기관장들의 거취표명은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대구시 산하 기관장은 도건우 대구TP원장,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 배기철 대구메트로환경 대표, 이상길 대구 엑스코 대표, 정순천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 원장 등 5명 정도다.

이들 중에서 꾸준히 내년 총선 시 북구지역에서 출마할 가능성을 언급해온 이상길 대표와 지난 추석때 출마 예정지역인 동구지역에 대대적으로 현수막을 거는 등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배기철 대표 등은 출마가 유력시되며 홍 시장의 언급에 따른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이 직접 11월 초 사퇴를 언급한 이유도 강력한 총선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는 이들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역 정가에 파다하다.

물론 지역 정가 일부에서는 자천 출마 예상자 중에서 내년 총선보다는 3년 뒤 지방선거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이들 총선출마 거론자들의 오는 11월 초 사퇴 여부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도건우·박양호·정순천 원장 등은 임용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며 기회가 있을때마다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들 3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내년 총선 출마를 부인했다. 하지만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 지역 정가에서 출마예상자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타천으로 총선 출마예상자로 언급되는 이들도 최종 사퇴시한이 다가오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는 없다. 즉 앞으로 강력한 출마 예상자들의 등장 등 정치권의 기류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거론되는 인사들 대부분이 총선 출마 경력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지역의 정치 구도와 국민의힘의 당내 기류 변화에 따라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등 변수가 적지 않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 시장의 이번 11월 초 사퇴 압박으로 인에 이른바 홍 라인으로 분류되는 자타천 인사들의 총선 출마선언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법정사퇴시한이 있는 만큼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인사들을 제외하곤 사퇴 권고가 지켜질 지는 11월까지 지켜볼 도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