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은 총선 필패‘ 우려 속 당분간 화해모드 속 ’통합‘ 기조 유지할 듯
사법 리스크 일정 부분 해소 평가…향후 해당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구속 문턱까지 갔다가 구사일생하면서 향후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단식을 끝내고 당무에 본격적으로 복귀할 이 대표에게는 체포동의안 가결 국면에서 극심해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특히나 친명계는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에 무더기 표를 던진 비명계를 향해 ’색출‘을 언급하는 등 잔뜩 날이 서 있는 상태다.

여기에 이 대표가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리스크를 일단 털어내고서 리더십 강화 작업에 나서면서 당은 급속도로 더욱 강화된 친명 체제로 내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친명계 핵심 의원과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이 대표를 궁지로 몰아넣은 비명계 응징 요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 가결 이튿날인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를 향해 “해당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이 대표가 친명계의 이러한 요구에 즉각 응답할지는 미지수다.

총선이 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비명계 찍어내기‘가 자행되고, 이들의 탈당 러시가 시작되고 야권 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면 당의 명운이 걸린 총선에서 고전이 불 보듯 뻔한 탓이다.

전날 원내 사령탑에 오른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도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 이 대표와 총선에서 승리하는 힘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표 역시 당의 분열 양상을 극복하고 ’원팀‘의 대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는 이미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분열상을 방치해서는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당분간은 총선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원칙적으로 계파를 초월해 통합과 단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향후에도 비명계의 ’흔들기‘가 이어질 때 나올 이 대표의 대응이다.
이 대표의 측근들은 이런 상황에서까지 당의 리더십에 반기를 드는 데는 일정 수위의 응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대표가 구속의 부담감을 털어 버린 데다 사법 리스크의 일정 부분을 해소했음에도 거취 표명을 압박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행위라는 것이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그간 비명계의 해당 행위를 지켜봐 왔지만, 이번에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추석 연휴가 지나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모드로 돌입하는 만큼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는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 후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물러난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후임 인선이 이 대표의 향후 당 운영 의중이 읽히는 장면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송 전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비명계로, 이 대표가 최고위원에 지명했을 당시 정치권에서는 탕평 인사를 위한 카드로 해석됐다.

그의 빈 자리에 다시 한번 비명계 인사를 채운다면 한 번 더 통합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해당 행위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경고‘를 주고자 한다면 굳이지명직 최고위원 후임 인선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