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은 1986년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출범했다.

그 후 포스텍은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지도자, 포스코와 법인의 든든한 지원, 그리고 구성원들의 남다른 열정 속에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

월드뱅크가 이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발간할 정도로까지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

이제 포스텍은 ‘아카데미즘’이라는 대학 본연의 최고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교육과 연구, 창업과 사회적 기여 등 대학의 모든 영역에서 지적 호기심과 앎에 대한 열망이 포스텍 가족들이 숨 쉬는 자유의 공기가 돼야 한다.

포스텍이 키워낼 미래 인재들은 자신만의 방향으로 성장해 다른 사람들이나 심지어 인공지능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인재가 돼야 한다.

우리의 교육과 연구는 이러한 전제 위에서 포스텍만의 고유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포스텍만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그것은 ‘안과 밖으로 열린 대학’이다. 포스텍의 학부생들은 졸업을 1년 앞둔 3학년 말에 대학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CES나 향후 스웨덴의 Nobel Week를 선택해 경험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또 오프캠퍼스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어디서든 시공간의 제약 없이 한 학기를 이수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텍의 대학원생들에게는 학문 후속세대를 위한 강력한 재정지원과 함께 해외 유수대학들과의 복수학위제나 공동학위제를 통해 색다른 연구환경과 문화에 접하고 시야를 넓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수진들 역시 오프캠퍼스 프로그램과 미니 연구년 제도를 이용해 좀 더 자유로운 해외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해외학자 단기 초빙 사업을 통해 국제학계에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수진들을 지식 기반 사회에서 최고의 위치에 걸맞은 존중과 예우를 강화하겠다.

직원들 역시 대학발전의 중요한 핵심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과 자기개발 기회를 제공하겠다. 이 모든 정책과 제도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 보편적 방향과 기준이다.

포스텍은 세계를 향해 양방향으로 가장 열려있는 대학이 될 것이다.

포스텍은 크기가 작고 역사가 짧은 대학이다. 그러나 조직의 규모와 역사와 예산과 지리적 위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집단이 지향하는 정신적 가치와 자세다. The Spirit of Korea를 나타내는 곳은 어디일까.

광복 이후 현대국가 한국의 정신은 5천 년 역사의 척박한 토양에서 피어난 기적 같은 도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장 잘 상징하는 도시를 꼽는다면 황무지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세계적인 대학을 동시에 만들어낸 포항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설립 40주년을 바라보며 포스텍이 한국의 정신을 상징하는 중심에 서서 세계무대로 제2의 도약을 하고자 한다.

이제 포스텍은 새로운 항해를 위해 그동안 익숙했던 부두를 떠날 것이다. 포스텍 가족 모두 한마음이 된다면 이번 항해가 끝날 때쯤 멋진 새 바다에 당도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