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환

바위 위의 염소들은 무사하신가?

괭이갈매기들 어떻게 지내시나?

밀려오는 해무(海霧) 끌어안고 우두커니

거기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섬

외롭고 쓸쓸하고 덧없는 섬

그렇게 한세상을 살았던 사람

섬의 삶은 비극적이다. 섬은 사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 그 사랑은 해무처럼 뿌옇다. 붙잡을 수 없다. 섬은 ‘해무-사랑’을 끌어안고, 자신을 찾아와주었던 ‘바위 위 염소’들이나 ‘괭이갈매기들’ 등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이들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사람도 저 섬의 삶을 ‘한세상’ 살다 가는 것 아닐지. “외롭고 쓸쓸하고 덧없는” 삶을. 사랑과 사랑의 실현이 불가능한 현실 사이의 낙차가 비극을 낳는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