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경산 알아가기 문화와 관광

경산지역의 명물이지만 대구의 명물로 알려진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

경산은 고대의 압독국이 자리 잡은 곳으로 일찍부터 고대인들의 생활문화 공간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임당·조영동 고분군 등의 각종 고분군과 대승불교를 전파한 원효(元曉, 617~686)와 이두를 풀이한 설총(薛摠, 655~?),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一然, 1206~1289) 등이 태어난 고장이다.

경산시는 자연 자원과 문화재, 역사자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산자인단오제를 비롯한 압독국에서 조선 시대까지의 문화를 보여주는 요소들이 많다.

경산의 문화와 관광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당·조영동 고분군 등 봉분 15기 발굴… 출토 유물 1만여 점 달해

팔공산 갓바위·반곡지·경산의 삽살개·용산산성 등 관광지 많지만

관람위주에 그쳐 숙박과 함께 쉬어가는 관광상품 개발 대책 절실

경산지역 문화의 중심에 있는 압독국을 살필 수 있는 임당동고분군.
경산지역 문화의 중심에 있는 압독국을 살필 수 있는 임당동고분군.

□ 경산의 문화

경산의 문화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고대 압독국에서 현대까지, 농경사회에서 중소기업도시로 변모하며 문화적인 부침도 겪었지만 압독국이 지역 문화중심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시기에 조성되었던 임당·조영동의 고분군을 비롯해 부적리, 신상리, 대동, 소월리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고분군에서 지금까지 봉분형태의 20기의 봉분 중 15기가 발굴돼 출토유물도 1만여점으로 방대하다.

특히 고총·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금동관식, 은제허리띠, 고리자루칼(環頭大刀) 등 최고 지도자를 상징하는 유물들은 압독국의 실체와 당시 문화예술을 규명하는 결정적인 자료다.

고분 중 출토된 유물들을 봤을 때 왕이나 왕비의 무덤으로 추측은 가지만 확실하지 않으면 고총이라 한다.

경산 문화의 또 하나의 흐름은 원효와 설총, 일연 등으로 지역에서는 이들을 삼성현(三聖賢)으로 추앙하며 그 덕을 기리고 있다.

원효는 귀족불교를 민중 불교로 바꾸고 종파에 치우치지 않고 불교를 하나의 진리로 두어 조화를 이루고자 했으며 요석공주와의 사이에서 설총을 낳았다.

충렬왕 때인 1283년 국존(國尊)에 올랐고 승려였음에도 효성이 지극해 어머니가 계신 경산지역과 가까운 곳에 머물렀다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역량을 한층 심화시키고 현재까지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조선 시대 유교문화의 흔적은 경산향교와 자인향교, 하양향교, 금호서원과 조곡서원, 관란서원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경산의 문화 중 가장 시민들과 가까운 것이 경산자인단오제다,

신라 또는 고려 시대의 사람이라 전해지는 한 장군이 도천산에 자리 잡고 자인지역의 백성을 괴롭히는 왜인들을 도천산 밑 버들 못에서 여자로 변장해 누이동생과 함께 화관을 쓰고 춤을 추어 유인한 왜인들을 섬멸했다.

그 후 자인지역에서는 한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생기고 해마다 단오절에 가장행렬을 벌이고 여원무(女圓舞제)를 추며 제사를 지내는 한장군놀이가 자리 잡았다.

한장군놀이는 1969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고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되고 2007년 경산자인단오제로 명칭이 변경됐다.

경산자인단오제는 한때 강릉단오제와 함께 단오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명맥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현실이다.

현재의 경산자인단오제는 한묘제사와 여원무, 자인팔광대, 계정 들소리, 호장굿(가장행렬), 큰 굿 등이 시연되고 있으나 여원무와 계정들 소리는 참가자의 수가 줄어들고 시연자의 나이가 고령화되고 있어 개선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경산의 문화예술은 1962년 설립된 경산문화원이 문화조사연구사업과 지역 축제개발과 육성,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접목, 자원봉사단 운영, 생활문화와 지역사회문화발전을 위한 문화 활동 등을 주도하다 2007년 경산시립합창단이, 2017년 경산시립극단, 2020년 경산시교향악단 등을 창단해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있지만, 아직 인근 대도시인 대구의 문화권에 묶인 형상이다.

경산시의 문화예술은 2024년 10월에 발족할 문화관광재단과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방근린공원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어 괄목할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통칭 삽살개로 알려진 경산의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을 쫒는 명물이다.
통칭 삽살개로 알려진 경산의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을 쫒는 명물이다.

□ 경산의 관광자원과 현실

경산은 자연 자원과 문화재, 기타 문화·역사자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은 많으나 수익 창출과 지역을 알리는 큰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은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갓바위, 보물 제431호)과 사진찍기 명소 반곡지,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경산자인단오제, 경산의 삽살개(천연기념물), 대구가톨릭대 스토로마톨라이트(천연기념물),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용산산성 등 다양한 국가지정문화재와 천연기념물, 국가무형문화재 등이 있으나 관람 위주로 숙박과 함께 즐기는 관광상품으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지역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첫 손에 꽂히는 팔공산 관봉 갓바위는 통일 신라 시대 불상으로 정성껏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알려져 불교의 3대 기도 도량의 하나로 기도 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그 자리에 있던 바위를 깎아서 환조(丸彫) 기법으로 조성한 특징에 5.48m의 석조여래좌상이 머리 윗부분에 갓 모양의 모자가 얹혀 갓바위 불상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팔공산이 대구의 명소로 알려지며 관봉은 경산의 행정구역임에도 많은 사람이 갓바위를 대구의 명소로 알고 있어 경산시는 이를 타파하고자 갓바위축제를 1998년부터 열고 있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1903년에 축조돼 300년 이상의 버드나무가 물에 반영되는 그림자와 어우러져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된 반곡지는 2013년 안전행정부의 ‘우리 마을 향토자원 Best 30선’에 선정되고 이러한 이유로 전국 사진촬영대회,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

‘경산의 삽살개’로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산의 삽살개가 아닌 삽살개로 불리고 지역에서도 경산의 삽살개가 아닌 삽살개로 불리고 있어 관련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

삽살개(삽사리)라는 이름은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뜻을 순수한 우리 말로 긴 털로 해학적 면모를 보여 가사와 민담, 그림 가운데 자주 등장하며 주인에게는 충직하나 다른 동물에게는 대담하고 용맹스럽다.

서민의 개로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애환을 같이했다.

삼국 시대 산성인 용산산성은 삼한 시대에 어깨에 날개가 달린 아기 장사가 동해로부터 침략하는 왜구를 막아내고자 축성한 성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며 용성면 용산리 용산에 있다.

용산산성은 용성면과 자인면, 진량읍, 하양읍까지 관찰할 수 있는 요새로 청도군과 경주시를 잇는 길목으로 현재 남아 있는 성의 총 둘레는 1.4km 정도이며 성벽의 높이는 1.5~2.5m로 국방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산성으로 그 가치가 아주 높다.

이 외에도 지역에서는 많은 관광자원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는 늘어나지만, 유로 관광지의 방문객보다 무료관광지 방문객 수가 월등하게 높게 나타나며 거쳐 지나가는 관광지의 이미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경산시는 이를 해결하려고 관광 웹 드라마를 제작하고 VR 콘텐츠를 시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등의 노력과 함께 경산 5경으로 선정된 갓바위와 반곡지,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자인 계정 숲, 남매지 등을 활용할 예정이나 관광산업으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으로 쉬어가는 관광자원의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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