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정
주암정

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되고, 밤새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잠 못드는 열대야로 고통스럽다. 도심의 더위를 피해 바다, 산과 계곡으로 ‘피서(避暑) 여행을 떠난다.

내리쬐는 태양에 맞서는 이열치열의 바다도 좋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용하게 휴식을 보내는 산과 계곡은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의 심신을 달래줄 휴식처로 최상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을 품은 문경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보자. 문경은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난 곳으로 전국 100대 명산 중 4곳이 포함되어 있다. 신림욕과 계곡 캠핑, 체험 관광으로 보내는 문경 여름 휴가는 올 여름 최고의 선물이다.

물 맑고 골 깊어 물놀이 하기 좋은 곳 1위
쭉쭉 뻗은 소나무 숲서 솔향 맡으며 힐링

□ 쌍용계곡 & 대정숲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에 자리 잡은 쌍용계곡은 골이 깊고 물이 맑으며, 청룡 황룡 두 마리가 놀다 간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속리산봉 동쪽 골짜기 따라 흐르는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기 전 농암천 상류쪽 도장산 기슭 4km 구간에 펼쳐놓은 계곡이다. 태백준령에서 내륙 깊숙히 서남쪽을 향해 달려온 소백산맥이 마지막 힘을 모아 빚어 놓은 비경이다.

도장산과 불일산의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등 솜씨를 자랑하는 조물주의 작품들이 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옥계수가 구비구비 휘감아 돌며 부딪혀 깨어지며 수천년 세월속에 거대한 암석을 갈고 쪼아내서 훌륭한 예술품으로 조각한 걸작들을 이곳 저곳에 펼쳐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울리게 한다.

문경의 물놀이하기 좋은 계곡하면 1위로 손꼽히는 쌍용계곡은 오랜 시간 동안 물의 흐름에 의해 깎여진 천연암반이 절경이며, 널찍한 곳에 앉아 쉬기도 좋다.

수심이 깊은 상류에서 수심이 얕은 하류까지 여름철은 더위를 피하고 물놀이를 즐기러 온 피서객들로 계곡 전체가 붐비고 있으며, 특히 늑천정 주변이 물놀이 포인트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농암면에 위치한 대정숲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었으며, 의자와 원두막 등 도란도란 앉아 쉬며 힐링하기 좋은 명소이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마친 뒤 그냥 돌아가기 아쉽다면 솔향 내음 가득한 대정숲에서 산책도 하고 잠깐의 힐링의 마무리를 해도 좋을 것이라 추천한다.

 

쌍용계곡
쌍용계곡

무료 숲 해설·산림교육프로그램 제공 인기
용 승천 때 남긴 화강암 바위 비늘 흔적 장관

□ 대야산 자연휴양림 & 용추계곡

대야산자연휴양림은 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등 물놀이 명소와의 용이한 접근성으로 인해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휴양림이다.

대야산자연휴양림에서는 용의 전설을 간직한 용추계곡을 탐방하며 즐기는 무료 숲해설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숲은 살아있다’는 산림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그 인기가 뜨겁다.

용추계곡은 문경시가 지정한 문경팔경 중 하나로, 계곡의 화강암 바위에는 용이 승천할 할 때 남겼다는 용비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어 장관이다. 폭포 아래로 하트 모양으로 깊게 파인 소는 보기 드문 모양을 하고 있어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바로 아래로는 바위 경사가 있고, 너른 바위가 펼쳐져 있어 천연 워터슬라이드가 형성돼 아이들이 미끄럼틀 타듯이 내려오곤 하지만, 무당소는 최대 수심 3m로 안전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에코월드
에코월드

문화콘텐츠 테마파크로 충청 이남 최대규모
석탄 역사 살펴볼 수 있는 은성갱도 관람 가능

□ 에코월드 & 가은역 꼬마열차

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에코월드’는 가은오픈세트장, 에코타운, 야외체험시설 등을 갖춘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로 충첨 이남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

석탄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거미열차도 체험할 수 있으며, 94년까지 실제로 사용되었던 은성갱도도 관람 가능하도록 개방해 두었다.

은성갱 안은 서늘하고 시원해서 에코월드 야외놀이터로 조성된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즐기다가 땀을 식히러 들르기 제격이다. 다만, 석탄박물관의 경우 올해 리모델링 관계로 휴관하고 있으므로 방문객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가은읍 에코월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는 ‘가은역 꼬마열차’도 운행하고 있는데 아이와 어른이 함께 탈 수 있어 어린 유아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근처에는 폐역을 활용한 ‘가은역’카페도 있고, 카페 뒤편으로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철길이 위치하고 있어 감성 포토존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니 문경시 가은읍을 여행지로 계획하고 있다면 에코월드. 가은역 꼬마열차, 카페 가은역까지 함께 묶어 여행하면 200%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미자테마터널
오미자테마터널

오미자 와인·오미자 가공식품 홍보 판매장
태조 왕건 남진 때 지나간 ‘토끼비리’도 볼만

□ 오미자테마터널 & 토끼비리

덥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국내 여름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문경 마성면에 위치한 오미자 테마터널을 추천한다. 진남교반 고모산성 아래에 위치한 오미자테마터널은 입구부터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만나볼 수 있다.

터널 초입은 오미자를 테마로 꾸며놓았으며, 오미자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휴게공간은 물론 오미자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홍보 판매장도 마련되어 있다.

색색의 조명과 각종 포토존이 잘 조성되어 있어 무더운 여름이면 인생샷을 건지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이기도 하다.

오미자테마터널만 방문하기 아쉽다면, 근처에 토끼비리, 고모산성, 진남교 등이 함께 위치하고 있으니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토끼비리는 ‘토끼가 지나간 길’이라는 의미로, 토끼비리에서 ‘비리’란 강이나 바닷가의 위험한 낭떠러지를 말하는 ‘벼루’의 사투리라고 한다.

이 이름의 유래는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러 길이 없어졌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는 것을 보고 따라간 것에 기원한다고 전해진다.

‘토끼비리’는 문경 가은에서 내려오는 영강과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조령천이 합류하는 협곡에 있는 길이 500m의 천도로, 데크길로 잘 정비되어 있으며, 그 길의 끝에는 진남교반의 절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바로 앞을 흐르는 동강과 고모산성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작은 연못 뒤 배 형상 바위 위에 위치한 정자
여름이면 능소화·연꽃 활짝 펴 포토존 핫플

□ 주암정 & 근암서원

문경하면 문경새재는 이제 그만, 잘 알려지지 않는 여름 문경 여행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명소, ‘주암정’이다. 문경시 산북면 금천변에 위치한 ‘주암정’은 그 이름 그대로 배의 형상을 한 바위 위에 위치한 정자이다. 주암정은 조선 현종 때의 선비인 주암 채익하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1944년에 세운 정자로. 정자 앞으로는 작은 연못이 있고 여름이면 능소화와 연꽃이 그 분위기를 더하고 있어, 많은 사진작가들이 앞다투어 찾고 있는 명소이다.

산북면에 위치한 한 곳을 더 들른다면 ‘근암서원’을 추천한다.

근암서원은 조선시대 명현인 칠현을 배현하는 서원으로 고종 때 서원 철폐로 사라졌다가, 2011년 지역 유림과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옛 모습대로 복설되었다.

지원루를 지나면 동재와 서재가, 전면에는 강당이 위치하고 있으며, 강당 뒤에는 내삼문과 경현사로 이루어진 사당 공간이 별도로 배치되어 있다. 근암서원에서는 ‘출사동이 선비체험교실’, ‘한자왕 선발대회’, ‘인문학 아카데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번 여름 선비정신을 되새기고 고즈넉한 서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근암서원을 찾아 힐링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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