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언젠가 물어보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성한 날 병든 날에
꿈에도 생시에도
영혼의 철삿줄 윙윙 울리는
그대 생각,
천 번 만 번 이상하여라
다른 이는 모르는 이 메아리
사시사철 내 한평생
골수에 전화 오는
그대 음성,
언젠가 물어보리
죽기 전에 단 한 번 물어보리
그대 혹시
나와 같았는지를
‘상사’의 마음이 잘 표현된 시다. ‘상사’는 항상 ‘그대 생각’에 빠져 있는, ‘나’만 아는 상태다. ‘상사’에 빠지면 ‘한 평생’ 그대를 잊을 수 없다. 그대 생각이 메아리처럼 “골수에 전화 오는/그대 음성”이 되어, “영혼의 철삿줄”을 “윙윙 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사의 핵심은 그대도 ‘나’처럼 ‘나’를 생각했는지 알고 싶다는 점이다. 하여 “죽기 전에 단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그대의 ‘나’에 대한 마음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