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산수유 마을엔

산수유가 피지 않아도

사람들은 사철 노란 꽃을 가슴에 달고 산단다

골짜기로 계절의 시새움이 흘러들어도

하늘과 가장 가까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고

어떤 이가 말했을 때

누군가의 마음속에도 노랑에서 붉음으로

꽃에서 열매로 가는

‘산수유 마을’ 사람들은 꿈꾸는 이들이다. 산수유가 “나무가 꾸는 꿈”인 것처럼. 꿈은 삶을 하늘과 연결해준다. 꿈꾸는 이들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저 너머를 상상하기에. 그래서 이들은 하늘과 대화할 수 있다. 이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의 마음속에” 달고 있는 노란 꽃은 붉은 열매로 전화되기 시작하는데, 그 ‘누군가’는 시 쓰는 사람일 테다. 꿈을 익혀 먹을 수 있는 열매로 만드는 이가 시 쓰는 사람이기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