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기온 차가 연평균 13℃ 넘어
청송사과 아삭하고 당도 높아 ‘큰 인기’
키 낮은 묘목 도입 등 농민 노력도 기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백일홍 정원 등
‘산소카페 청송’ 이미지 구체적으로 표현

최고 품질을 인정받은 청송사과를 재배하는 농민.

부산의 자갈치시장, 흑산도의 홍어, 태안의 젓갈, 전주의 한옥마을, 마산의 아구찜, 보령 대천해수욕장의 머드(Mud)….

모두가 해당 도시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연이어 따라오는 특산물이나 관광 명소다. 이처럼 다른 지역이 가지지 못한 걸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관광 부문에 있어 듬직한 지원군을 얻고 있는 셈.

경북 청송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로 사과를 한국 최고의 명품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공고히 하고 있다.

‘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은 이제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보통 명사가 됐다. 지난 주말 청송군을 돌아보며 이 ‘보통 명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다음은 그 결과에 대한 간략한 보고서다.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 참석한 윤경희 청송군수.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 참석한 윤경희 청송군수.

□ 청송사과·산소카페 청송,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선정

‘특산품 브랜드’는 청송사과,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로는 산소카페가 경북의 청정 자연 속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청송군을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역민의 땀방울 속에서 향기롭게 자라는 사과와 타지역 어느 곳과도 확연하게 구별되는 맑은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환경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산소카페’가 관광객들에게 청송이 가진 장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4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 ‘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군’이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청송사과’는 11년 연속, ‘산소카페 청송군’은 4년 연속으로 개별 분야에서 최고상이라 할 수 있는 대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게 청송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브랜드를 선별하는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권위와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유수의 브랜드 시상식이란 건 이미 주지의 사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대표브랜드 대상 경연에는 청송사과를 비롯해 8개의 사과 브랜드가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사과를 즐겨 먹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선택은 지난 대표브랜드 경연에서와 마찬가지로 냉정하고 명확했다.

소비자들은 인지도, 차별화, 신뢰도,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청송사과”라고 인정하고, 기꺼이 청송사과를 선택했다.

심사위원들은 소비자들이 청송사과를 최고 브랜드로 인지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사과 재배에 적합한 자연 환경, 우수한 품질 관리, 앞선 재배 기술과 적극적인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

일교차가 큰 청송의 지역적 특성은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다시 찾는 청송사과 맛의 가장 큰 비밀 가운데 하나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찾은 관광객들.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찾은 관광객들.

□ 최고 품질 사과 만들기 위한 청송 농민들의 노력

청송사과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연평균 13℃가 넘는 해발 240m 이상의 산지에서 길러지고 있다. 사과 생육 기간에 일교차가 크면 사과는 다음 세대를 위해 영양분을 과육에 저장한다. 낮과 밤 사이의 큰 일교차가 사과의 영양분을 저장하는 활동을 촉진해 과육을 단단하게 하고 단맛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청송사과는 자연 환경 하나에만 의지해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게 청송사과 재배 농가들의 한결같은 부연이다.

“더 아삭하고 당도가 높은 사과 재배를 위한 청송 농민들의 수십 년 간 노력은 다른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사과 재배 지식과 기술을 축적하게 했다”는 것이 농민들의 자긍심이다. 또한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 또한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대표 과일 자리에 청송사과를 올려놓았다”고 덧붙였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청송군은 1994년 청송사과 상표 등록, 2007년 청송사과 지리적 표시제 등록, 키 낮은 사과 묘목 도입, 친환경 저농약 재배 기술 확장,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 청송황금사과 ‘황금진’ 개발 등 상품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도시 시식 홍보행사, 직거래 판매 지원, 청송사과 유통센터 운영, 청송사과 품질보증제 시행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신뢰와 호응을 일으켰다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 최고 사과를 재배한다는 농민들의 자부심과 청송군의 노력은 세계에서 인구가 네 번째로 많은 인도네시아에 한국 최초로 사과를 수출하는 결과도 가져왔다.

청송군은 202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연간 300t 사과 수출 쿼터 승인과 사과주스 5년간 무제한 수출 승인을 받았다. 이 또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 여기에 청송군은 사과 생산량 증가가 가져올 가격 하락에 대비해 사과 수출량을 1만t까지 늘리는 계획도 세웠다.

 

청정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청송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청송 자연휴양림.

□ 청송의 긍정적 이미지 극대화시킨 ‘산소카페’

이날 2023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는 ‘산소카페 청송군’도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 도시 브랜드의 저력을 내외에 선보였다.

도시 브랜드 부문은 청송을 비롯한 8개의 지자체가 수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최초 상기도, 보조인지도, 마케팅 활동, 브랜드 선호도 등 4가지 항목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건 ‘산소카페 청송군’이었다.

‘산소카페 청송군’은 “청송이 가진 청정한 자연 환경과 우수한 자연 자원에 공간적인 상징색을 입혀 지역의 가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이어지는 설명.

지역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청송, 전국 최대 규모의 백일홍 정원인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은 자연환경을 잘 가꾸며 보전하고 있는 청송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청송군은 이런 이미지를 보다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해 주산지 왕버들 나무 복원, 신기리 명품숲 조성, 청송정원 주변 생태공원 조성, 청송백자 레지던스 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이는 청송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자연으로부터 위로받고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기반이 돼주고 있다.

 

먹음직스럽게 익은 청송 황금사과.
먹음직스럽게 익은 청송 황금사과.

전선 지중화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농촌 공간 정비사업 역시 청송을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 관내 시내버스 전면 무료운행으로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을 높인 것도 청송의 이미지 상승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자가용 이용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부연이 잇따른다.

“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군을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로 선택해 주신 소비자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한 윤경희 군수는 “청송군은 군민과 함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보다 우수한 품질의 사과를 생산해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그 도시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대표 특산품과 긍정적 이미지가 있는 도시. 이는 한국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지향하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청송은 이미 그 지향의 절반쯤을 이룬 셈이다. 그래서다. 더 기대되는 건 청송군의 미래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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