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4월호 발행
복지 정책·과거 급제자 등 다뤄

기산 김준근 ‘판수경닉는모양’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조선 시대 장애인 이야기’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4월호를 발행했다. 4월 20일 ‘장애인 차별 금지의 날’을 맞아 조선 시대 장애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조선 시대에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장애에 대한 생각이 현대의 편견적 인식과는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본다.

‘조선 시대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정창권 고려대 교수는 현대의 장애 인식을 조선 시대로 소급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조선 시대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처우를 소개한다. 조선 시대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을 통해 시정(侍丁), 즉 부양자(활동보조인)를 제공하고, 쌀과 고기 같은 생필품을 하사한 사례와 동서활인원과 제생원 같은 구휼 기관을 설치해 위기에 처한 장애인을 구제하는 등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양반층의 경우 장애가 있어도 과거시험을 통해 종9품에서 정1품까지 올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장애가 있는 정승만 해도 최소 7명으로 세종대 좌의정을 지낸 허조는 척추장애인(꼽추), 중종대 우의정을 지낸 권균은 뇌전증(간질), 선조~광해군대의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낸 심희수는 지체장애인(앉은뱅이)이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배제로서의 부정적인 장애 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는 일제 강점기라고 한다. 당시 장애인을 격리하며 분리시켰고, 사회적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어 장애인은 놀림과 학대, 배제의 대상이 되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식민지적 장애인관이 현대까지도 계속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보지 못한다더니’에서는 손서은 작가가 오희문(1539~1613)의 ‘쇄미록’중 오희문이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만난 날 이야기를 소설로 각색했다. 점술에는 회의적이던 오희문이 병석이 길어지자 집 밖에서 ‘문복’을 외치는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방으로 들인다. 오희문은 김자순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데, 경청하던 김자순은 ‘임진년에 큰 횡액이 있으나 이것을 지나면 70살이 넘도록 사십니다. 아침마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십시오. 걸음이 대감님을 살립니다’라고 미래를 정해주고 간다. 오희문은 김자순이 앞은 보지 못하나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를 존중하고, 그의 처방으로 건강을 회복해 보려 시도한다.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스토리 웹툰-나는 마님이 불안하다’ 등 ‘조선 시대 장애인 이야기’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웹진 담(談) 4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