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효

인디언들은 꿈에서 죄를 지으면

다음날 그 사람에게 가서

사과를 한다

그들은 어떤 표정으로 모일 것인가

자기가 꿈에서 죽인 시체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는가

표정의 표정을 어디로 대입할 것인가

감정들이 분산되어 빗방울처럼 떨어질 때

누구와 눈꺼풀을 포갤 것인가 (부분)

이 시는 탈 맥락화한 이미지들의 결합을 통해 꿈처럼 전개된다. 가령 “감정들이 분산되어 빗방울처럼 떨어질 때/누구와 눈꺼풀을 포갤 것인가”라는 문장은 서로 연관성 없는 이미지들의 결합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는 “꿈에서 죄를 지으면//다음날 그 사람에게 가서/사과를” 하는 인디언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다. 인디언이 꿈과 현실 사이에 경계선을 긋지 않듯이, 시인 역시 꿈의 작업을 시 쓰기에 도입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