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관

티끌 같은 화염의 순간도

시간의 내부에서 움직이는 번민

혁명도 파국도

시간이 앓는 그림자다

비애 같은 어쩌면

허공에 방전되는 번개 같은

그러나 창밖에 겨울비가

마지막 이파리를 부르고

가는 사람과

남는 사람 사이에서

과거는 먹구름

미래는 눈보라

그리고 오늘은,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불가해한 숲!

시간에서 불이 타오를 잠재성을 읽는 것, 그것은 “허공에 방전되는 번개”를 붙잡는 일이리라. 나아가 그 번개의 방전이 “마지막 이파리를 부르”는 겨울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 그것은 불꽃에서 시간의 그림자를 투시하는 것이다. 번개가 방전되고 있는 허공의 “오늘은, 웃음과 울음이 뒤섞”이며 용해되고, 그렇게 슬픔과 고통, 사랑과 투쟁이 용해되고 있는 허공은 “불가해한 숲”으로 현현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