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항문예회관서 고별무대
예술감독·상임지휘자 임기 마쳐
그리그와 베토벤의 명곡과 함께
대구 이철우 발레 음악도 무대에

포항시립교향악단

포항시립교향악단은 16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95회 정기연주회 ‘페르귄트’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시립교향악단 임헌정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의 4년 임기 마지막 무대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그리그, 베토벤의 음악과 함께 대구 대표 작곡가 이철우의 창작 음악을 한 무대에 올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음악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연주회 전반부는 이철우의 창작 발레 음악 ‘아사달과 아사녀’가 연다. 2018년 대구시립교향악단에 의해 초연된 이 작품은 불국사 창건 당시 석가탑 축조와 영지(影池)에 얽힌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한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사랑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작품은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트롬본 등 목금관 악기와 전통악기 북, 꽹과리가 만나 동서양의 하모니를 형상화 한 아름다운 곡이다.

임헌정 포항시향 지휘자
임헌정 포항시향 지휘자

이어 베토벤의 걸작 바이올린 독주곡인‘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1, 2번을 선사한다. 이 두 작품은 ‘전원 교향곡’의 목가적인 정서와 함께 베토벤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도 지니고 있으며 풍부하고 서정적 선율이 아름다운 곡이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조가현(38)이 무대에 오른다. 조가현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1회 영재 출신으로 동아콩쿠르, 막스 로스탈 국제콩쿠르, 아스펜 국제콩쿠르, 워싱턴 국제콩쿠르 등 국내외 정상급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연주자다.

연주회 후반부에는 ‘솔베이지의 노래’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제1, 2번이 펼쳐진다.

‘페르귄트 모음곡’은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의 시극(詩劇) ‘페르귄트’에 붙인 곡 중 그리그가 따로 떼어내서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구성한 작품으로 몰락한 지주의 아들 페르 귄트가 순정적 애인 솔베이지를 버리고 돈과 권력을 찾아 세계 각지를 모험하면서 겪는 내용이 줄거리다. 모음곡 1, 2번에는 ‘아침의 경치’‘오제의 죽음’ ‘아침의 경치’ ‘아라비아의 춤’ ‘페르귄트의 귀향’ ‘솔베이지의 노래’ 등 8곡이 담겨 있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배어 있는 곡들은 노르웨이의 풍경처럼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고, 때로는 북해의 차가운 바람과 잿빛 어둠을 연상시키는 쓸쓸함이 혼재돼 나타난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남국의 장미’도 만나볼 수 있다. 이 곡은 꿈꾸는 듯이 온화한 관악기와 낮은 현의 도입부로 시작해서 꽃 한 송이씩 펼쳐보이듯 전아하고 따뜻한 왈츠가 하나씩 등장하는 작품으로 한겨울의 정점을 지나 꿈꾸는 봄의 느낌을 전해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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