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서
독창적 회화 작품 20여점 선봬

채림作

‘옷칠 작가’ 채림의 개인전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가 7일 경주예술의전당 지하 1층에 위치한 라우갤러리에서 개막한다. 독창적 옻칠 세계를 개척한 옻칠 회화 작품 20여 점이 오는 28일까지 선보인다.

작가의 이번 작품들에선 옻칠에 기반한 다채롭고 시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작품 ‘숲 속을 거닐며’ 연작은 신비로운 숲의 모습을 담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과정은 꽤 복잡하다. 삼베 혹은 나무 위에 수 십 번의 거듭된 옻칠과 한지로 정지작업을 한 다음 순은으로 나무껍질의 텍스추어(texture)를 만들어 운치 있는 숲의 이미지를 형상화 한 것이다.

‘소나무’는 짙은 나무 바탕에 놓인 조형물이다. 한쪽 면에는 자개 조각물이, 반대쪽은 은 조각물이 놓여 있다. 실물보다 큰 크기의 소나무 가지로, 바늘처럼 뾰족한 잎들로 이뤄진 작품이다. 가지의 나뭇잎들은 학, 물, 구름, 사슴, 그리고 대나무를 표현한 수십 가지의 형상들로 이뤄져 있다.

또한 ‘나무와 바람 베리에이션’은 닳고 갈라진 11개의 판 위에 은으로 만든 잎사귀들을 붙인 작품이다. 둥근 듯하면서도 네모난 형태들이 함께 엮이고 엮여서 신비로운 산맥을 이루는 바위들의 형상을 이룬다.

모두 회화와 공예 그리고 조각의 요소가 융합됐다.

작가는 “전통을 재해석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고요하면서도 환희가 넘치는 공명과 명멸하는 빛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채림은 이화여대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2014년부터 국내 최대 옻칠 생산지 원주, 일본 도쿄예술대 칠예학과, 교토 우루시센터 등을 다니면서 옻칠을 연구해왔다. 수없이 온도와 습도를 달리하는 실험을 통해 옻의 다양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농담을 조절해 수채화와 유화, 파스텔화 같은 느낌을 만들어냈다. 런던 사치갤러리, 파리 그랑팔레 등 국내외 유수기관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초대됐다. 제30회 일본 인터내셔널 펄 디자인 콘테스트(미키모토, 도쿄), 아시아 패싯 어워드 (JDMI 시그니티, 홍콩) 등에서 수상했다. 현재 서울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 조형예술 저작권협회 회원이다. /윤희정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