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해진 해수면 온도 변화에
해양생태계 서식 환경 ‘악화일로’
유류비 부담까지 더해 출어 포기
구룡포·경주 등 위판량 크게 감소
대형 산불로 잿물 유입된 울진도
해양오염 가중 작년 절반 못미쳐
어민들 “정부가 대책 좀…” 절박

최근들어 경북 동해안 항포구마다 어선들이 출어를 포기할 정도로 어획량 부진이 심각하다. 해수온 상승 등 해양생태계 변화속 고유가에 외국인 선원 관리 어려움에 출어 포기가 늘면서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17일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위판액은 738억원으로 전년 704억 대비 34억원이 줄었다.

구룡포수협 위판고 주요 어종 통계에 따르면 작년 대비 △오징어 5천722t에서 2천815t △문어 414t에서 344t △대게 413t에서 257t으로 줄었다. 특히 대게는 위판금액에서도 128억4천434만 원에서 65억9천835만 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영덕의 경우 지난달 위판 어획량은 1천859t, 위판액은 5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천251t, 88억 원에 비해, 어획량은 절반 이상 줄었고 위판액도 60% 가까이 감소했다.

경주도 올 10월 어획량(7천132t)과 위판액(235억)이 작년(8천276t, 256억 원)과 비교해 1천144t, 21억원이 줄었다.

울진지역도 마찬가지다. 2021년의 경우 한 해동안 2만4천675t의 위판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지난 7월까지 위판량이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1천t에 불과하다. 위판금액 누계도 683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1천510억 원의 4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수산관계자들은 이 같은 어획량 부진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와 해양 오염 등과 함께 해수면 수온 변화 등을 꼽았다. 가을철 해수면 온도는 평균 24℃가 정상인데 현재 19.2℃로 수온이 너무 낮아 멸치, 갈치, 잡어 등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불안전 현상이 빚어져 바다에 고기가 안잡힌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한 울진군의 경우, 비가 오면 타고남은 잿물의 바다 유입이 어획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수협관계자는 보고 있다. 강원도 삼척도 과거 산불로 인해 2년 이상 어획량이 줄었다고 한다.

다행히 오징어가 주어종인 울릉도의 경우 올해 오징어 위판량(744t)이 지난해(615t)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오징어 어획량 대부분은 외지어선이 잡아온 것이고 울릉 어선들은 유류대와 인건비 등 출어경비 부담으로 조업을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구룡포수협 관계자는 “선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인해 인력이 줄어든데다 외국인 선원의 경우 근무지 이탈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또 “수온 변화로 인해 방어가 잡혀야 할 계절에 삼치가 많이 나고 있다”며 어종 개체가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유류비 급등으로 인해 이맘때쯤이면 모두 출항해야 할 배들이 대부분 정박해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기름값 폭등으로 출어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근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91.2% 올랐다. 이 때문에 출어 경비 중 유류비의 비중은 2018년 44%에서 올해는 59.5%에 육박한다.

선원노련은 “어업 환경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유류비 부담까지 겹쳐 수산업을 영위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현행 해양수산부와 수협의 유류비 보조금만으로는 어업인의 고통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이부용기자·경북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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