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해 ‘TK 의원 심판론’
“심판할 수 있다는 것 보여달라”
“당헌당규 개정 반헌법적” 주장
김병욱 의원 “李, 정치생명 걸고
반지성주의에 맞서” 동조 발언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를 찾아 당원ㆍ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그리고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 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며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그들의 침묵에 대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암묵적 동조에 대구는 암묵적으로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TK의원들에 대한 심판론을 꺼내 든 셈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오늘 저는 대구의 정치문화를 비판하고 변화와 각성을 요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지금 대구의 정치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세금에 허덕이고 고생할 국민을 위해 자기 이야기를 하던 정치인은 배신자로 몰고, 대구시민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늘도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되어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천 한번 받아보기 위해 불의에 귀부한다면,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그들의 침묵에 대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암묵적 동조에 대구는 암묵적으로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달라”며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타성에 젖은 정치인들이 대구를 대표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친이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반지성주의와 맞서고 있다. 윤심을 호위하는 사람들과 인생을 건 정치 도박을 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한 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합리주의·이성주의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민재판 하듯 시대에 역행하는 반지성주의가 득세하면 결코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는 당 전국위가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 의결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개정해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그 자유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며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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