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태 수필가
조현태 수필가

스펜서 존슨이 저술한 ‘선물’이라는 책이 있다. 한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하면서‘세상에 가장 소중한 선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저술된 책이다. 독자로 하여금 그 여정을 따라가며 감정을 함께 공유하게 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선물이라는 것은 노인이 들려주는 신비스러운 이야기다. 노인은 그야말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얘기하면서 소년에게 궁금증과 기대를 한껏 심어준다. 그러나 소년은 매번 현실에서 장애물에 부딪친다. 그럴 때마다 다시 노인을 찾아가 선물을 찾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 선물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네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란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어간다. 그래도 여전히 선물의 정체는 모호하다. 일터와 가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끈질긴 탐색을 마치고 나서야 소년은 마음의 평화를 얻고 마침내 소중한 선물을 발견한다.

소년의 삶에 안내자 역할을 했던 노인은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노인의 일생과 죽음은 이제 장년이 된 소년에게 마지막 깨달음을 남기게 된다. 어느덧 소년은 그렇게 의지했던 노인과 닮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노인이 그랬던 것처럼 주위의 다른 이들을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으로 안내하게 된다.

스펜서 존슨은 다음과 같이 현재의 중요성을 정의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요 미래도 아니요 바로 현재 이 순간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어도 현재 이 순간을 옳은 쪽으로 집중하라. 그러면 활력과 자신감을 얻어 그른 것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잡념을 없앤다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는다는 말이다.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쏟는가에 따라 소중한 선물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관심을 쏟으라.”

present라는 단어는 선물이라는 뜻이지만 현재라는 뜻을 갖고 있기도 하다. 현재야 말로 가장 큰 선물이며 가장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그러기에 오늘을 의미 있게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와 미래 모두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탈무드’에 보면 인간을 평가하는 세 가지 기준이 나온다. 히브리어로 키소(ciso)와 코소(coso), 그리고 카소(caso)이다. 키소란 ‘돈 주머니’란 뜻으로 돈을 어디에 쓰는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코소란 ‘술잔’이란 뜻이다. 인생의 즐거움을 어디에서 찾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카소란 ‘노여움’이란 뜻인데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자제력을 말한다. 어떤 일을 보고 얼마나 마음을 다스리고 절제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키소, 코소, 카소는 어떠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앞에 나열한 세 가지 기준에 공통된 평가시점 역시 현재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너 지금 박사라는 것은 엉터리 박사야. 왜냐면 옛날에 너는 멍텅구리였으니까.”이런 형식의 평가방법이야말로 순엉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