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명’

박지형 지음
나남출판 펴냄·인문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0년 6.8%에서 2020년 -0.9%까지 하락해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10년 내에 0%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 경제가 더 발전하면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자원을 다량 소진했고, 이로 인한 자연 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공학 교수로서 생태계의 물질순환을 연구한 박지형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는 ‘재난문명’(나남출판)에서 인간의 과도한 경제 활동으로 인해 불평등과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후기 자본주의 산업문명을 ‘재난문명’이라고 칭하고, 재난문명의 원인을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추구하는 무한 성장 때문에 “끊어진 순환”이 결국 자연과 인류 모두를 위태롭게 함을 경고했다. 이 책은 경제가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는 인간의 믿음이 자연과 인류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최신 통계와 과학이론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탈성장과 생태사회주의라는 이론적 대안과 지역화폐 제공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등의 현실적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라는 세 가지 주제어를 중심으로 재난문명의 원인을 분석한 후, 탈성장과 생태사회주의를 이론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 또한 탐색한다.

이 책에서는 인류세 환경위기의 뿌리인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모순과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경제가 무한히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자연환경과 경제가 모두 타격을 입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전달한다. 또한 한강의 시료를 직접 분석해 한강이 석유기원물질에 의해 오염됐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이 세 주제를 중심으로 과학이론과 최신 통계를 기반으로 무한 성장의 문제점을 분석한 후 그 대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서술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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