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선 전국 7곳 판세는
민주, 내홍 등 악재 겹쳐 초조
낙승 기대한 이재명마저 고전
국힘, 기존 지역구 4곳 더불어
‘1~2곳 승리 추가’ 낙관적 전망
김포공항 공약 설전도 이어져
표심에 영향 미칠지 관심집중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는 어떨까. 6·1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50%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여서 정권 견제보다는 국정 안정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기존 지역구를 지키면서 최소한 한 석이라도 더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유리한 형세다.

31일 기준으로 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 분당갑, 충남 보령·서천, 강원 원주갑, 대구 수성을, 경남 창원 의창, 제주 제주을 등 7곳이다. 광역단체장 공천으로 공석이 된 지역구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분당갑(김은혜), 보령·서천(김태흠), 대구 수성을(홍준표), 창원 의창(박완수) 등 4곳을, 민주당은 계양을(송영길), 원주갑(이광재), 제주을(오영훈) 등 3곳을 차지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기존 지역구 4곳 수성에 1~2석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31일 경북매일신문이 7개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 중 6곳에서 진행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후보 우세 지역은 경기 성남분당갑,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의창 등 3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모두 2년 전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승리했던 곳이다.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나 후보가 확정된 이후 여론조사가 없었던 대구 수성을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확연히 앞서있어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같은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로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은 지역구 4곳을 모두 지키게 된다. 다만 충남 보령·서천의 경우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와 나소열 민주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있어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지역구 지키기에도 벅차고 힘든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가뜩이나 불리한 상황에서 성 비위 파문과 지도부 내홍 등 악재가 겹치며 지지층 결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궐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곳은 이재명 후보가 승리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출마한 인천 계양을 지역구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에서는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가 5선을 한 지역이어서 이재명 후보가 낙승을 기대하며 출마했으나, 예상밖으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선거막판에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놔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공약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해 이전하고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인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반발하고,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지지해주는 지역 의견을 듣겠다고 하는 등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 혼선이 빚어졌다. 여권도 맹공을 퍼붓고있다.

지방선거 하루전인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는 ‘김포공항 이전’공약 성토대회가 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경기도망지사’ 이 후보가 김포공항마저 도망시키려고 하고 있다. 서울·경기·제주 등 전국 선거는 어찌됐든 나만 살아보겠다는 팀킬”이라며 “김포공항 이전으로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밝혔지만, 국민들은 대장동 개발 ‘먹튀’를 재현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위 소속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객기 수직 이착륙을 시키고 제주도 가는 KTX 해저 터널을 뚫고, 김포와 친언을 10분 만에 갈 수 있다고 한다”며 “말이 안 되는 사업을 현실화 하려다 보니 또 비현실적인 얘기를 한다. 한 번 거짓말을 시작하면 이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열 가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애겠다고 그러고 당대표는 당론이 아니라 하고 제주 민주당 의원은 반대한다. 콩가루 집안은 일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탈환을 벼르고 있는 원주갑은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원주시장 3선을 지낸 원창묵 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누가 승리할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영훈 민주당 전 의원이 제주지사에 도전하면서 자리가 빈 제주을도 승부가 예측불허다. 현재까지 김한규 민주당 후보가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 출신 김우남 무소속 후보와 3파전이 지속되면서 부 후보의 승리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포공항 이전’공약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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