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대구와 경북이 확연히 다른 경쟁률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단독으로 신청해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반면 대구는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후보 8명이 몰려 대조를 보였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아 공천이 사실상 당선으로 이어진다. 대구와 경북이 극명한 대조를 보인 이유는 뭘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친소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듯 싶다.

우선 경북도지사 선거에 거론된 후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 신청을 포기했다. 이유는 자명하다. 3선 의원 출신의 이철우 현 경북도지사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유대가 돈독하고, 지역민들의 지지세도 확고해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대선 경선 때 처음 만났지만 호형호제할 만큼 매우 친밀하다. 이 지사는 필자에게 지난 해 대선 경선 당시 윤 후보와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의 일화를 들려줬다. 윤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 치열한 공천경쟁을 치르고 있었으나 TV토론에 익숙치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윤 후보에게 “인상이 너무 좋아 대통령 당선은 확실하니까 신변잡기 수준의 얘기나 오가는 TV토론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대범하게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 익숙치 않은 TV토론 때문에 무척 긴장해있던 윤 후보였다. 그는 이 지사의 격의없는 조언과 격려에 무척 감동받아 그 자리에서“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대선 이후에도 사석에선 이 지사를 형님으로 호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는 8명이 몰렸다. 권영진 현 대구시장이 윤 당선인과 ‘깐부’임을 주장하며 대구시장 3선 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가 교체지수가 높게 나오자 출마를 포기한 게 가장 컸다. 또 하나는 대구지역 의원들과 제대로 협조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대선주자로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인지도가 높지만 당내에서는 비판여론이 적지않다. 대선 경선에 패한 이후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수락했으나 유세지원에 열성적이지 않았고, 자신의 ‘청문홍답’코너에서 윤 후보를 비판하며 자기 정치를 멈추지 않아 윤석열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25% 감점규정을 통과시켰다가 10%로 낮추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않다.

즉, 대구시장 후보난립에는 윤 당선인과의 관계가 그리 긴밀하지 못한 홍 의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홍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부터 잇따른 헛발질이다. 국회의원 사퇴시기를 묻자 “대구시장이 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가 “대선후보와 혼동했다”고 했고, 최근에는 “시청 이전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대구와 경북의 광역단체장 선거분위기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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