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블레이즈’로 데뷔
20대 여성 멤버 5명으로 결성돼
“파워풀한 에너지 전해 주고파”

5인조 여성 록밴드 롤링쿼츠. /롤링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언제부터인가 국내 음악 시장은 ‘록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주류 음악에서 밀려났고 인디 음악계에서조차 설 자리가 많지 않았다.

밴드 롤링쿼츠(Rolling Quartz)가 록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 역시 ‘괜찮겠냐’는 것이었다.

롤링쿼츠는 1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아직 록 하니?’, ‘지금도 밴드 해?’라고 묻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음악이 사라지지 않고 살아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2019년 결성된 롤링쿼츠는 자영(보컬), 아이리(기타), 최현정(기타), 아름(베이스), 영은(드럼) 등 20대 여성 멤버 5명으로 구성된 록 밴드다. ‘롤링걸스’와 ‘로즈쿼츠’라는 이름으로 각자 활동해오던 이들은 팀을 합친 뒤 2020년 12월 첫 싱글 ‘블레이즈’(Blaze)로 데뷔했다. 대중음악에서는 드문 하드록 장르의 곡을 선보이는 밴드다.

보컬 자영은 “우리 밴드를 소개할 때 ‘꽃인 줄 알았는데 불꽃이었다’는 말을 종종 한다. 예쁜 꽃으로 살기보다는 뜨거운 불꽃으로 살고 싶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드러머 영은은 “중학생 때 여성 연주자로만 구성된 비욘세의 밴드를 보고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여성이지만 무대에서 파워풀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첫 미니음반 ‘화이팅’(Fighting)을 발표한 롤링쿼츠는 국내외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음반은 발매 이후 아이튠즈의 월드 와이드 앨범 차트 23위에 올랐으며, 미국 록 앨범 차트에서는 5위까지 기록했다. 한국 인디밴드로서는 가장 좋은 기록이다.

음반은 유럽 아이튠즈 앨범 차트(30위)뿐 아니라 영국(47위)·독일(43위)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외 팬들과 소통하며 꾸준히 만나온 결과였다.

최근 롤링쿼츠와 협업 무대를 꾸며 온 선배 김장훈 역시 SNS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며 “대박!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다 잘 된다는 업계의 정설이 굳히기로 가는 형국”이라고 축하했다.

롤링쿼츠는 해외 차트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국내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오르고 싶다고 바랐다. 자영이 “록 음악을 메이저(주류) 음악으로 만들고 싶은 게 우리들의 야망”이라고 하자 다른 멤버들은 ‘국내 록 차트에서도 1위를 해보자’, ‘실시간 차트에도 이름을 올려보자’며 밝게 웃었다.

남들이 말리는 ‘록의 길’을 걷는 힘은 무엇일까. 멤버들은 록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구들이 저를 향해 ‘존버(끝까지 버티기)는 성공한다’고 해요. 누군가는 록 음악 하지 말라고 이야기도 했지만 뚝심으로 꾸준히 한 걸음씩 걸었죠. 조금씩 제 길을 걸으면서 저 자신도, 주변에서도 이제는 자랑스러워해요.” (자영)

올해 롤링쿼츠의 목표는 더 많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다. 그동안 화면 너머로 팬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큰 무대에서 관객과 마주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은 무대든, 큰 무대든 가리지 않고 관객과 소리지르며 뛰고 싶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기타를 연주하다가 피크를 멋있게 던지는 게 꿈이에요. 하하” (아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