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용

뼈만 남은 사람이

마지막 뼈를 들어내고 있다

뼈만 남은 사람의 뼈가 마르고 말라

눈 뜬 자들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

마침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뼈만 남은 사람들이 서로의 갈비뼈를 들고

흔적 없이 썩은 머리와 버려진 사지를 쓸어 담아

이미 오래전에 항전이 끝난 무덤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위의 시는 우리의 삶과 현실을 극한적인 이미지로 제시한다. 이제 뼈까지 말라버린 사람들. 뼈도 제대로 못 추리고 자신의 무덤 속으로 걸어가는 도저한 형상은 비극적이다. 시인은 극단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우리의 실상을 충격적으로 제시한다. 즉 시인은 위의 시에서 어떤 절망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옥 같은 현실을 극한의 이미지로 제시하면서 그 실상을 독자들의 마음에 각인하고자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