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수산업·양식업의 미래 상
UN이 정한 국제수산업·양식업의 해

포항 구룡포항에 정박 중인 어선들. /경북매일신문 DB

2022년은 국제수산업 및 양식업의 해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지형을 가지고 있어 수자원과 양식업이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는 2021년 1월 국무회의에서 ‘제3차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수부는 2030년까지 해양수산 신산업 시장을 11조 3천억 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촉발된 ‘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는 향후 인구감소 사회·디지털 시대·탈탄소 사회로의 대전환이 예측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도 어촌지역 소멸위기 심화와 더불어 수산자원의 감소, 자연재해 증가 등의 위험요소와 자율운항선박과 스마트 항만의 등장, 친환경 기술 개발 촉진 등의 기회요소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동해안 어업인구 매해 감소

저임금·고노동 부정적 인식 영향

정부 차원 체계적 홍보·투자 절실

중국 수산물 수요 증가 기회 발판

‘양식수산업’ 미래전략산업 육성

수산가공품 수출 활성화 전략도

□ 경북동해안 수산업

537㎞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경북의 경우 지난해 총 어가 2천226호에 4천821명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어선은 3천333척(동력선 3천208척, 무동력선 125척)이었다.

이들이 생산하는 수산물은 지난해 기준 총 9만2천t(일반해면 8만5천t, 천해양식 6천t, 내수면 1천t)이었으며, 수산물 수출은 9천7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수산물 가공업은 386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경북 동해안 어업의 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어업인구는 지난 2018년 5천715명이었으나 현재는 16%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수산물 생산도 2018년에는 9만7천t에서 매해 줄어들고 있다.

양식어업의 경우 최근 3년 간 소폭 상승해 2018년 3천568t(해상 가두리 555t, 육상 수조식 2천559t)에서 지난해 3천960t(해상 가두리 355t, 육상 수조식 2천993t)으로 상승했다. 다만, 2020년 기준 전국 양식 생산량 8만8천t, 대비 4.5%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직 동해안에서의 양식업이 주력 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세계 수산업의 동향이 잡는 어업의 경우 1980년대와 현재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양식업은 1980년대 1천490만t에서 2018년 8천210만t으로 증가한데서 볼 수 있듯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어업인들의 의식구조

어민들의 의식도 수산업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경북지역 수산업 종사자의 수산업 의식 분석 자료(김삼곤·박종운·이상철)를 살펴보면 수산업 관련 직업에 관해 좋은 직업이 아니라는 답변이 44.2%를 차지할 정도로 스스로의 인식도 좋지 못했다. 좋은 직업이라고 대답한 수산업 종사자는 20%에 그쳤다. 특히 여성의 경우 좋은 직업이 아니라는 비율이 76.5%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족원 중 수산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찬성 39.0%, 반대 61.0%로 나타나 본인이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가족들이 수산업에 종사하는 것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산업의 현실을 반증했다. 여기서도 남성의 경우 55.4%가 반대한 반면, 여성의 반대 비율은 88.2%로 남·여 간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학력이 높을수록 반대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반대가 높은 이유로는 수익성이 적어서라는 대답이 38.0%, 수산업의 인식 부족 33.3%, 과중한 노동력 25.4% 순이었다. 특히 이 자료가 최근 자료가 아닌 10년 전 자료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10년 전보다 현재 어촌·어업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으로 봤을 때 수산업의 인식이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남성보다 여성들이 인식이 더 좋지 않게 나오면서 결혼, 경제적 어려움, 불편한 생활 등을 이유로 젊은 남성들도 수산업에 종사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성됐다.

이는 한국 사회의 도시화, 산업화의 필연적인 결과지만 사회적, 문화적 황폐화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도가 동해안의 수산업 발전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 개선이라는 사실도 보여주는 자료다.

□ 어업에 대한 인식개선

부정적 인식 개선을 이해 경북도에서는 첫째, 평생교육 체제 등을 통해 해양·수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으로 수산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체계적인 홍보 활동도 전개해야 한다.

두 번째 어촌 문제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도시지역 보다 사회·문화적으로 낙후된 어촌지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촌지역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확대하고 수산업에 대한 행·재정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또한,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재정 지원을 통해 수산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수산업 종사자에게 보다 많은 수익이 돌아 갈 수 있도록 수산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낮은 수익은 수산업 종사자들로 하여금 수산업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들이 현실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수산업이 위험하고 중노동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작업 환경 개선과 기계화 지원도 요구된다.

또한, 양식 산업의 종합 예방양식 체계를 마련해 양식생산 단계의 위생 안전을 강화하고, 양식기술과 시설, 운영관리 등 양식 산업 표준기술의 확산과 양식어장면허 심사·평가제 활성화로 양식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 수산업은 미래산업

수산업은 대표적인 1차 산업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미래학자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대를 예언한 미래학자 윌리엄 할랄(William Halal)은 ‘기술의 약속’에서 양식수산업을 미래 유망산업 중의 하나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북의 현재 상황으로는 수산업과 어촌의 현실을 모르는 말이라는 비아냥을 듣을 수 밖에 없다. 젊은 층이 어촌을 떠나고, 어업인의 소득이 도시근로자보다 월등히 낮은 상황에서 수산업이 미래산업이라고 해봐야 아무런 소득이 없다.

그렇다면 경북의 수산업이 미래를 주도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다. 그 답은 세계 수산물 소비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다.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건강에 좋은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 전 세계적인 수산물 소비 증가 가운데, 특히 중국의 수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매우 큰 기회이며 경북의 기회이기도 하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에 11kg에서 지난해 39.5kg으로 증가했다. 중국인구가 14억 명이 넘으니 연간 1kg만 더 먹어도 무려 140만t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근해 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이 230만t이니 절반이 넘는 양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2013~2015년 기준)도 58.4kg으로 세계 주요국 중 1위다. 이는 2000년 36.8㎏보다 60%쯤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수산 강국으로 알려진 노르웨이의 1인당 연간 수산물소비량(53.3㎏)보다 5kg 이상 많고, 일본(50.2㎏)보다는 8kg 이상 많다. 잡는 어업으로는 그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우니 양식수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건 자명한 일이다.

경북도는 이를 기회로 삼아 양식 산업을 수산업의 핵심 미래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특히 이미 실용화된 미생물을 이용해 양식장 물을 정화함으로써 물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플락(Bio Floc)’기술을 활용해 생산량을 높여야 한다.

이기술을 사용하면 생산량이 최대 10가량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을 경북 각지의 양식장에 적용, 양식산업 육성에 기술력과 자본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친환경 양식단지를 조성하고, 지원규모도 확대해야 한다.

신선수산물 뿐만 아니라 수산가공식품을 수출 주력품목으로 육성할 필요도 있다. 수산가공식품은 수산물이 가지는 유통 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입수요를 확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수출 형태다.

지난 6월 해수부가 수립한 ‘수산물 수출진흥 종합대책’은 수산물을 미래형 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의지이며, 실천계획이다. 종합대책에 따라 해수부는 수출의 기반이 될 수산식품산업의 육성부터 이를 실제 수출로 연결해 줄 인프라 구축, 수출 시장다변화를 위한 통합마케팅까지 준비하고 있다. 경북 역시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물론 전통산업인 수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어업인들의 노력, 국민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수산물 수출이 과거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선도했던 영광을 다시 재현할 때 그 중심이 경북이 되어야 한다. 단언컨대 수산업은 미래 산업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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