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 진영 모두 선대위 영입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야 진영이 세 확장과 이미지 쇄신을 위해 외부에서 참신하고 젊은 전문가나 상징적인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야 선거캠프 모두 영입 인사들의 스캔들이나 의혹, 막말논란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채 인선안을 발표했다가 영입인사 본인은 물론 선대위조차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팡질팡이다.

먼저 타깃이 된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유튜브 채널‘가로세로연구소’가 조 교수를 향해 혼외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조 전 위원장은 2010년 8월경 제3자의 성폭력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됐으나 폐쇄적인 군 내부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 가족의 병환 등으로 인해 외부로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며, 아이는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낙태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입장문을 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조 교수는“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 달라”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기본사회위원장직을 맡은 최배근 교수는 상당한 미모를 자랑하는 조 교수와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수정 교수의 사진을 나란히 올린 뒤“차이는?”이라는 글을 올리는 바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 교수는 논란 이후 최근 선대위에서 돌연 사퇴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에서도 함익병 피부과 전문의가 선대위원장에 내정됐다가 과거 독재 옹호, 여성 비하 발언으로 7시간 만에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뒤 이어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SNS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일명‘비니좌’로 인기를 끈 노 위원장은 지난해 5월 SNS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 화면을 공유하며 “뜬구름 잡는 헛소리와 개밥 주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건가”라며 재난지원금을 ‘개밥’, 이를 받으면 ‘개돼지’가 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또 과거 김구 선생을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이라고 비하했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폄하했다. 노 위원장의 글은 인터넷에서 인기 끄는 사이다 발언의 전형이지만 공격적이며, 이념적으로 극우성향이다.

대통령선거가 여야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검증하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후보들을 돕기위해 합류한 사람들의 과거 행적이나 스캔들을 기화로 후보를 비방하는 양상으로 번져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여야 없이 부실한 검증을 노출하고, 논란이 이는데도 그냥 뭉개는 처사 역시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 특히 극우성향이 분명한 인사를 영입한 국민의힘은 보수중도를 아우르겠다는 기본 선거전략과 배치되는 만큼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울러 여야 후보진영 모두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가치와 기준을 명확히 내세우고, 꼼꼼한 검증 후에 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