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명 잠적…1명만 자진 복귀
고임금 유혹으로 이탈 추정…수확철 앞둔 농민들 애태워

[영양] 영양군이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집단으로 무단이탈해 말썽이다.

19일 영양군에 따르면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2명이 들어와 10월 27일까지 채소와 고추 수확에 참여한다. 이들 가운데 최근까지 11명이 무단이탈해 잠적했다가 지난 9일 A(36)씨가 스스로 복귀하고 10명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영양군은 대구출입국관리소에 이탈자 및 외부 인력업체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소의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농가 현장 조사 외에는 이렇다 할 추적이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도 외국인근로자 관리 주체나 기관으로부터 정식 수사의뢰 등이 없는 상태로 사실상 농가주변 관리나 출입도로 CCTV 자료 제공 등 협조에 그치고 있다.

영양군 담당공무원 2명도 현지 통역인과 함께 매일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일하는 농가를 찾아 관리하고 민원 해결에 나서고 있어 종적을 감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행방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영양군 관계자는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이 단체로 이용하는 SNS대화방에 무단이탈 때 부과되는 벌금과 불법체류 때 우즈베키스탄 현지 친·인척들의 보증지불 등 불이익에 대해 공지하고, 자진복귀토록 안내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근로자 대부분 한국으로 들어올 때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돌아간다는 생각이다. 5개월의 비자 기간을 더 늘려주면 좋겠다”면서 “근로자들 가운데 이탈 희망자들이 많다”고 했다.

현지 농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하늘길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농촌뿐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일손부족이 심화, 임금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삯을 받고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농촌을 무단이탈한 것 같다”고 했다.

영양군 계절근로사업의 경우 하루 8만원의 품삯으로 한 달 평균 200여만 원을 받아 식비 부담 분을 제외하고 180여만 원을 받고 있지만, 다른 산업 현장이나 인력업체를 통한 농촌 품삯은 12~18만원까지 받고 있다.

영양군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외국인계절근로자를 초청해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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