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칠곡 송림사 대웅전·대구 동화사 극락전·수마제전 지정
영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건축 특성 잘 보존된 것으로 분석

대구유형문화재 ‘대구 동화사 극락전(極樂殿)’ /문화재청 제공

팔공산 주변에 17∼18세기에 지어진 불전(佛殿) 3채가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경북유형문화재인 ‘칠곡 송림사 대웅전(大雄殿)’, 대구유형문화재 ‘대구 동화사 극락전(極樂殿)’, 대구문화재자료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須摩提殿)’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세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인 17∼18세기 팔공산 일대에서 활동한 동일한 계보의 건축 기술자 집단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영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건축 특성이 잘 보존된 것으로 분석된다.

 

‘칠곡 송림사 대웅전(大雄殿)’ /문화재청 제공
‘칠곡 송림사 대웅전(大雄殿)’ /문화재청 제공

칠곡 송림사 대웅전은 사찰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로,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진왜란을 겪고 1649년 재건됐으며, 1755년과 1850년에 건물을 보수하는 중수 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규모는 정면 5칸, 옆면 3칸이다. 17세기 이후 다시 지은 사찰 건축물이 대부분 정면 3칸, 옆면 2칸인 점을 고려하면 이전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중수를 거듭하면서 외관이 변했으나, 옛 부재를 최대한 재활용했고 공포(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 등에서 팔공산 사찰 특유의 건축기법이 확인돼 역사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팔공산을 대표하는 사찰인 동화사 극락전과 수마제전도 17∼18세기 건축 수법을 엿볼 수 있는 건축 문화재다.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須摩提殿)’. /문화재청 제공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須摩提殿)’. /문화재청 제공

대구 동화사 극락전은 1600년(선조 33년)에 중건을 시작했다. 지금의 극락전인 금당(金堂)을 제일 먼저 건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문헌기록을 통해 1622년에 중창된 사실이 확인됐다.

동화사 극락전은 창건 당시 기단과 초석을 그대로 사용해 감주나 이주 없이 동일한 기둥 간격의 평면을 구성했으며 상부 목조가구의 기본틀, 마룻바닥 하부에 방전(方塼·네모난 벽돌)이 깔려 있는 등 옛 기법이 많이 남아있다.

동화사 수마제전은 극락전의 뒤쪽에 있으면서 고금당(古金堂)이라고 전한다. 1465년(세종 11년)에 건립됐고, 임진왜란 뒤 1702년(숙종 28년)에 중창했으며 현재의 건물도 17세기 이후의 기법과 옛 기법이 공존하고 있다. 사방 1칸 규모로, 구조가 복잡하고 장중한 느낌을 주는 다포식 공포에 맞배지붕으을 올렸다. 맞배지붕은 옆에서 보면 ‘ㅅ’자 형태다.

이처럼 사방이 1칸이면서 다포식 공포와 맞배지붕을 채택한 불교 건물은 국내에서 동화사 수마제전이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17세기 이후 기법과 옛 기법이 공존하며, 공포 의장에는 송림사 대웅전이나 동화사 극락전과 마찬가지로 17∼18세기 팔공산 지역 특징이 남았다.

/이곤영·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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