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유적서 키 180㎝ 인골 발견
형질인류학 조사 척추 변형 확인
얼굴 복원·DNA 추출도 진행키로

경주 탑동유적에서 나온 키 약 180㎝ 인골. /문화재청 제공
신라 고분이 밀집한 경주 탑동유적에서 신장이 180㎝에 가까운 인골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경주 탑동유적 발굴조사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인골 중 최장신으로 판단되는 키 180㎝ 정도의 남성 인골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유적은 경주 탑동 28-1번지로 경주 남천과 인접한 도당산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한국문화재재단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유적은 기원후 1세기 전후 목관묘를 비롯해 6세기까지 무덤이 조영된 것으로 알려진 신라의 중요한 무덤군이다.

재단은 2010∼2021년 조사를 통해 돌무지덧널무덤 130기를 비롯해 무덤 180여기를 확인했다. 최근에는 5∼6세기 삼국시대 대표 무덤 24기와 그 내부에 있던 인골 총 12기를 확인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주목되는 것은 2호 덧널무덤에서 확인된 180㎝에 가까운 신장의 남성 인골이다.

이는 지금까지 삼국시대 무덤에서 조사된 남성 인골의 평균 신장 165㎝를 훨씬 넘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피장자 중 최장신이다. 보존상태도 거의 완벽하다.

뿐만 아니라 조사 현장에서 긴급하게 이뤄진 형질인류학적 조사를 통해, 해당 피장자가 척추 변형(비정상적인 척추 만곡)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앞으로 정밀한 고고학적 조사와 병리학적 연구를 통해 피장자가 당시 어떠한 육체적 일을 했는지와 직업군을 알아볼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탑동 유적 인골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수습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다양한 학제간 융복합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탑동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부터 전문 연구자를 통한 정밀한 인골 노출과 기록, 수습·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골을 통한 형질인류학적·병리학적 연구를 계획 중이다. 신라인의 생활과 당시 환경과 장례풍습을 규명하며, 또 두개골을 활용해 신라인 얼굴을 복원하고 유전자 본체인 DNA를 추출해 현대인과 비교하는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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