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가 코로나19 백신 생산 전진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백신 기업의 시료 생산을 지원할 정부 산하 실증지원센터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데다 지역 대기업의 백신 개발이 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경북바이오산업단지(이하 바이오산단)에 입주한 SK바이오사이언스(주)가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완제를 생산·공급하는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공정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현재 두 회사 백신 모두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올해 2∼3월 중 SK바이오사이언스 위탁 생산을 통해 국내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백신 개발의 경우 개발 완료 시점을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 英 옥스퍼드 등과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위탁생산 등 계약
다양한 자체개발 백신으로도 세계 관심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내년 3월 착공
동물세포실증센터 내년 상반기 가동 등
道-안동시, 바이오산단 인프라 확충 속도

이 때문에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백신 개발과 백신 위탁 생산(CMO) 등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백신의 경우, ‘NBP2001’과 ‘GBP510’ 등 두 가지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합성항원백신 ‘NBP2001’은 지난해 11월 24일 식약처 임상1상 시험계획(IND) 승인 후 즉시 임상에 돌입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지원으로 개발 중인 ‘GBP510’ 또한 연내 임상 진입을 목표로 지난달 9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다양한 자체 개발 백신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WHO(세계보건기구)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WHO PQ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백신의 제조과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증하는 제도다. PQ 인증을 획득한 업체에 한해 유니세프(UNICEF), 파호(PAHO, 범미보건기구) 등 UN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국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다수의 개발도상국에서 중요한 허가 참고사항으로 인정된다.

또 게이츠재단의 지원 아래 국제백신연구소와 장티푸스백신 임상을, 글로벌 기구인 PATH(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와 소아장염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은 올해 미국에서 임상 2상에 진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규모를 자랑하는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에서 최신 백신들의 개발이 완료되는 즉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주목하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2018년 분할 설립 후 매년 매출의 16%가량(지난해 기준 277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활용해오고 있다. 현재도 백신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안동공장 증축 투자를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2년 1천200억원을 투자해 백신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1천억원을 들여 1, 2차 증설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 생산, 상업화 등 백신 사업 전 과정에서 자체 확립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민관 기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백신 수요의 증가와 국가 간 개발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본격적 해외 오퍼레이션 확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강화 △사업모델 확장 등 신규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도 한층 강화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연구개발 과제들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외부 기관, 정부 지원 등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바이오산단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278억원을 투입, 비임상 단계의 백신 연구개발을 지원할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를 오는 3월 착공해 2022년 6월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준공식을 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올해까지 장비를 도입하고 약처의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백신 대행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지난 2017년부터 약 4년간 총 1천29억원이 투입돼 안동 경북바이오 일반산업단지 내에 연면적 1만6천120㎡의 3개 동으로 신축됐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경북 안동시 풍산읍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임상 및 상용화 백신 대행 생산을 지원하는 센터에는 주요 생산 시설인 생물안전3등급(BSL-3)의 원액 생산라인(200ℓ 2개 라인, 1천ℓ 1개 라인)을 비롯해 완제품 생산라인으로 바이알 라인(1만2천병/hr), 프리필드 시린지 라인(1만도즈/hr) 등의 공정 개발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국내 중소 규모 백신 기업들이 센터의 인프라를 활용, 백신 임상용 시료와 제품 생산에 나설 수 있다. (주)셀리드 등 4개 백신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 센터와 대행생산 협약도 맺었다. 기업들은 장비 구축에 차질이 없도록 경북도와 안동시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백신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안동시는 기존 바이오산단 인근에 약 49만5천537㎡ 규모의 바이오2차 일반산업단지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경북바이오2차 일반산업단지에 바이오, 백신, 식품 등 지역 전략 산업에 기업들이 투자하도록 적극 홍보하는 한편 각종 인센티브 지원으로 우량기업을 유치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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