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영선, 박주민, 유승민, 나경원, 오세훈, 안철수
우상호, 박영선, 박주민, 유승민, 나경원, 오세훈, 안철수

2021년 신축년 새해에도 정치권의 기상은 그리 밝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협치는 간곳없고, 강대강의 대립으로 싸움박질이 일상이다. ‘올오어나씽’이 될 수밖에 없는 대통령제 하에서 여야 정치권은 항상 극단적인 대치 정국을 이룬다. 특히, 총선에서 여권이 과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할 경우 모든 입법권력을 장악해 입법독재를 권리인 양 휘두르기 십상이고, 이에 맞선 야권은 여권의 입법독재를 규탄하면서 강도 높은 반대투쟁을 전개하게 되는 구도다. 이미 여권이 지난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립하면서 당초 야당에게 약속했던 공수처장 비토권을 박탈하는 법률안 개정을 강행함으로써 여당 주도의 입법독재가 시작됐다. 이제 군소야당으로 구성된 야권은 다수의 횡포에 무력한 한계를 절감하면서 국민 여론에 기대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며 민심을 야권으로 끌어모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해 정국에서는 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한 퇴진에 따라 실시하게 된 보궐선거가 가장 핫한 이슈로 다가온다. 경북매일신문은 신년특집 기획기사로 여야가 내년 대통령선거의 시금석으로 여기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전망…정권 재창출·탈환 교두보 총력전

새해 여야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쏠려 있다.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건 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시장을 사수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여당, 서울시장을 교두보로 정권을 되찾겠다는 야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선거공학적으로는 야권의 ‘후보단일화’ 여부가, 선거공약으로는 ‘부동산 대책’이 키워드다.

여야 모두 후보경선이 남아있고, 선거국면에서 어떤 이슈가 급부상할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4월 보궐선거의 승부를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 해도 서울·부산 보궐선거가 모두 민주당 측 인사의 여성문제로 발생한 선거여서 전체 구도가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한 국면인 데다, 지난 연말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부는 일단 야권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시장 선거…부동산 대책·안철수發 야권 단일화가 변수

서울시장 선거전의 최대 화두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다. 대권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전격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고,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종구 전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기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 대권주자급 후보들에게도 출마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이들의 출마 여부 역시 변수다.

야권 예비후보들은 반문연대, 야권연대 등을 통해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단일화 방식에 대한 견해는 약간씩 엇갈린다.

안 대표는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아직은 당 대 당 단일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 결국 한 울타리 안에서 단일화 경선을 제안하는 국민의힘 측과 범야권 열린 경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어떻게 정리될지가 핵심이다.

사실 국민의힘 예비 경선은 100% 국민 여론조사, 본 경선에서 ‘당원 20% + 국민 80%’로 정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그러나 야권 후보들이 입당을 하지 않는다면 경선룰을 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이다. 야권이 어떻게 원만하게 단일후보를 내세울 수 있느냐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치르게 선거에 후보를 내느라 당헌까지 바꾸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는 박영선 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져야 그나마 싸워볼 만한 경쟁구도를 갖춰질 것이란 얘기다.

현재는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박주민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는 정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판론도 있지만 추-윤 갈등으로 중도보수층에 인심을 잃은 추 장관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건에 관련있는 임 전 실장이 선거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일단 민주당에서는 야권의 단일화 추이를 지켜보며 선거전략을 짜자는 분위기다. 어쨌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성 후보’들간 싸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야권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여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있기 때문이다.

에이스리서치 조재목 대표(정치심리학 박사)는 “4월 보선 가운데 1천만 유권자의 서울시장 선거결과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며 “야권에서는 기존 나경원, 오세훈 후보의 출마여부,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합류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의 여론은 추-윤 갈등으로 야권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나 보궐선거는 투표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민주당이 서울 기초단체장이나 광역·기초의원이 더 많은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에선 이기고, 실제 선거에선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장 선거…국민의힘 예비후보 8명 민주당 정중동 행보

부산시장 선거판도 서울 못지 않게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일단은 민주당 출신의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문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여서 야권에 유리한 국면으로 야권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벌써 선관위에 등록된 야권 예비후보만 해도 박민식·유재중·이진복·박형준·이언주 전 의원을 포함해 8명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에서는 아직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력 후보가 없다.

김해영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의 전략공천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차출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선거 지형이 서울보다 더 불리하다고 평가되는 데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카드도 반향이 기대보다 크지 않아 여당에서도 필승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부산시장 사퇴 이후 시정을 이끈 부산시의 ‘투톱’,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각각 민주당, 국민의힘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어 추후 행보가 관심거리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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