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이 되지 않게 사용하는 독서대.

오늘 사진을 네 장이나 찍었다. 내 모습을 찍기는 오랜만이다. 자세를 잡아주는 남자분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찍기 전 목걸이가 거슬린다고 빼란다. 내가 혼자 빼려고 애쓰고 있으니 그것도 손수 빼주신다. 자상도 하시지. 목부터 전면 옆모습, 그러더니 누우란다. 난 마지못해 누웠다. 옆으로 돌아누운 모습까지 찍고서야 됐다고 나가 있으란다.

의사가 사진을 보더니 목이 많이 삐었단다. 한동안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약도 처방해준다. 그리고 물리치료실로 갔다. 이곳은 물리치료를 잘한다고 지인이 추천한 병원이다. 뜨듯한 찜질팩을 목과 허리에 대고 누우니 잠이 온다. 목에 뭔가 한참을 문질러 주기도 하고 전기 충격 같은 것도 주고 원적외선도 쬐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니 물리치료사가 나타났다. 아까 다정히 사진을 찍어준 그 사람이다. 다방 면에서 일하는군. 내 옆 침대의 할머니를 먼저 만졌다. 어디가 아파서 왔어요. 어떻게 다친 건가요. 손을 잡고 요리조리 움직이게 하고 한참 돌려도 보고는 아픈 데를 찾았는지 치료를 시작했다. 허리벨트 같은 걸 자신의 몸에 두른다. 어머나 왜 자기 몸에 저걸, 하는 그 순간, 그 띠를 할머니 팔에 같이 끼고, 당기고 밀고를 반복한다.

그러는 동안 내내 조곤조곤 할머니께 왜 아픈지를 설명하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치료가 끝나자 할머니는 팔을 잘 움직였다. 마법 같다. 내 목도 만졌다. 눕혀 놓고 당기고, 앉혀놓고 인사시키고, 뒤로 젖히고. 그러고 나니 금방 움직여진다. 완벽하게 안 아픈 건 아니지만 움직임이 훨 편해졌다.

책 읽기는 당분간 하지 말아라, 스마트 폰도 들여다보지 말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지 않다. 만지는 솜씨도 좋지만 잘 들어주고 환자들의 시시콜콜한 질문에 차분히 답해주는 게 환자들의 마음을 낫게 하는 거 같았다. 집에서 한참 먼 거리라 세 시간은 비워야 가능하지만 낼 또 가야지. /김상동(포항시 북구 장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