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혜 경

만전춘별사 속 연인들이

삼동 꽁꽁 언 얼음 위에

댓잎자리 깔고 누워도

‘이 밤 더디 새오시라’는

수사 하나 없어도 노래가 되는

당신께 드리는

통음(通音)

고려속요인 만전춘별사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중의 하나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고려가요는 몇 편이 안되는데 그 중에서 남녀의 사랑을 제재로 하는 작품들이 네 편 정도 있다. 그 작품들은 당시의 노골적인 성문화를 짐작케 하는 노래이다. 시인은 이러한 관능적이고 감각적인 고려속요를 들어 왜곡되고 비뚤어진 현대사회의 성문화를 야유하고 비판하며,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을 옹호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