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사진작가의 육지에서 살아가지만 바다를 떠난적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성찰한 작품‘죽도어시장-바다를 먹고 산다’.
김주영 사진작가의 육지에서 살아가지만 바다를 떠난적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성찰한 작품‘죽도어시장-바다를 먹고 산다’.

어둠이 가장 깊은 시간에 바다를 본 적이 있다. 내 몸속에서 바다와 우주가 출렁이는 듯했다.

동빈내항을 지나 죽도시장에 도착하니 여명을 기다리는 시간인데 벌써부터 활기가 넘친다.

포항(浦項)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항구에 접한 죽도시장의 수산물 유통은 동해안 최대 규모이며 죽도어시장이라 부른다.

바다에서 온 생선이 밥상에 오기까지는 제법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으로 생산조건과 자연환경에 따라 그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죽도어시장은 바다와 인접한 환경적 조건으로 인해 산지위판의 특징과 소비지 도매시장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외지의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아올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새벽 경매가 시작되면 부산스러운 시장의 하루도 시작된다. 바다에서 온 생선들은 다시 바다가 된듯 어시장에서 출렁이고 있다. 어시장은 바다와 인간을 이어주는 관문 같다.

손짓과 말을 그들만의 언어로 사용하는 경매인들과 어시장 시멘트 바닥에 경매를 기다리는 생선들과 싱싱한 해산물을 사러 온 사람들이 뒤엉켜 왁자하니 생동감이 넘친다.

사람이 하루라도 바다를 떠나 산 적이 있을까? 육지에 발을 딛고 살지만 바다를 떠나지 못한다. 바다가 내어준 생선을 먹고 소금과 젓갈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 단 한순간도 바다를 떠난 적 없이 살아간다.

새벽바다를 건너온 만선의 꿈들이 다시 바다가 돼 포항 죽도어시장에서 출렁이고 있다. /김주영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