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현 옥

(….)

별은 보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 모깃불에 피어오르던

마당가 생풀들의 영혼

나와 동생은 멍석에 앉아 국수를 먹었다

막내 동생 오목한 입속으로 빨려들던 국수가락 끝

후루룩 별들이 따라 들까봐 고개를 젖히곤 했다

다랑이 논에 물대는 소리가 마당까지 들리고

해질녘 삶아 건진 국수가 허옇게 몸을 불리다 시들해질 때쯤

논물에 찰랑찰랑 별을 담구고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오셨다 (….)

시인은 가난했던 유년 시절의 풍경을 제시하면서 향토적 분위기와 함께 아득한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린 시절 후루룩 빨아들이던 국수 가락 따라 별이 따라 들까봐 고개를 젖혔다는 시인의 말에는 동화적 분위기와 함께 가슴 찡하게 하는 감동의 울림이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