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옥 혜

들이 울고 있구나

숲이 울고 있구나

있다가 떠나버린 사람

왔다가 가버린 사람

꽃들만 남아

피고 있구나 지고 있구나

들과 숲의 노래

누가 들을까?

꽃들의 춤

누가 볼까?

들과 숲의 말

누가 전할까?

들이 울고 있구나

숲이 울고 있구나

시인은 왜 들이 울고 숲이 운다고 말했을까. 꽃이 피고 숲이 우거지는 자연을 떠나 도시로 떠나는 현대사회의 경향을 꼬집고 있음을 본다. 인간 소외와 자연 오염, 각종 범죄로 상처투성이의 도시 생활에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지 않는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의 꽃과 숲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문명에 갇혀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모습은 아닐까. 시인은 이러한 현대인의 아픈 초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