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철 문

아버지가 손을 내밀었다

살아서 처음

아버지 손도 따뜻했다

어제 내장을 다 꺼내놓고

담낭을 잘라내고

소장 한도막을 길게 끊어내셨다

아버지 손이 따뜻했다

담낭절제 수술을 마치고 난 뒤 잡아본 아버지의 손은 따스했다고 고백하는 시인을 본다. 그 따스함 속에 배어나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아온 아버지의 한평생의 역정(歷程)을 느끼고 있다. 시인은 그 따스함 속에는 아버지의 꼿꼿한 자존과 올바르게 살아온 생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