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영 창

포대기로 아이를 들쳐 멘

젊은 엄마

버스정류장에서 발뒤꿈치를 든다

한 손에 보따리

한 손에 교통카드 든 지갑 있구나

저물녘의 바람이 차

아가는 엄마 등에 뺨을 붙이고

담배를 문 남자는

저만치 떨어져서 선다

착한 곳으로 가는 버스는

걸음도 느려

추수가 끝난 너른 들판이

어두워지려 한다

한적한 시골 정류장의 풍경을 본다. 풍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행위들이 무심하게 그려져 있다. 서로 연관시키지 않고 쓸쓸하고 외지고 어두운 풍경을 제시하며 시인은 주관적 인식의 개입 없이 담백한 목소리로 쓸쓸한 그림 한 장을 그리는 것이다. <시인>